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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31배’ 나노팀, 공모자금 40%는 차입금 상환 [공모꾼]

2016년 설립, 전기차 방열소재 전문기업
희망 공모가 1만1500~1만3000원
267억 공모해 차입금 상환에 86억 지출
비교기업에 천보‧엘앤에프…고평가 논란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전기차 방열소재 전문기업 나노팀이 오는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사진은 2022년 7월 대전 유성구 신사업장 준공식 [사진 나노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전기차 방열소재 전문기업 나노팀이 오는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최대 2500억원 규모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도전하는 나노팀은 현대‧기아차, LG화학 등 대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에 엘앤에프, 천보 등 2차전지 기업이 포함되면서 31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나노팀이 전체 공모금액의 40% 가량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미래 성장성 측면에선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팀은 이번 IPO(기업공개)에서 총 205만주를 공모한다. 오는 14~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달 20~21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 시기는 오는 3월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나노팀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1500~1만3000원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235억~267억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202억~2490억원이다. 구주매출 없이 신주모집 100%로 자금을 조달해 공모금 전체가 나노팀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대규모 구주매출을 낀 회사들이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신 점을 감안하면 영리한 결정이다. 

나노팀은 2016년 설립된 방열제품 전문 기업이다. 물질 사이의 공기층을 메우는 열계면 재료를 양산해 현대‧기아차, LG화학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실적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74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20년 145억원, 2021년 270억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2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억→22억→45억→25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2020년 16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021년 4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기차 시장 좋다지만…PER 31배 ‘아쉽다’

나노팀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에 천보, 엘앤에프, 후성, SKC 등 4개사를 적용했는데, 엘앤에프(48.46배), 천보(38.38배), SKC(24.73배)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31.46배의 PER을 적용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차전지 기업 중 PER 30배가 넘는 기업은 없었다는 점에서 나노팀의 PER이 다소 높게 설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 산정에 사용된 추정 실적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나노팀은 2022년 386억원의 매출을 내고, 2023년 831억원, 2024년 1298억원, 2025년 2005억원으로 매출이 우상향할 것으로 봤다. 다만 나노팀의 매출처의 90%가 소수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실적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노팀의 3개년 매출추이를 보면 상위 5개 매출처 비중은 2019년 90.2%, 2020년 90%, 2021년 92.6%로 늘어나고 있다. 

공모가 할인율인 22.21~31.19%이 시장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신규 상장법인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23.7~35.9%) 보다 할인율이 낮아서다. 올해 들어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고, 새내기주들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할인율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공모자금 40%는 차입금 상환

공모자금 중 40%가 차입금 상환에 활용된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나노팀은 236억~267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해 ▶토지 매입 및 방열패드 라인 확충 106억원 ▶R&D 인력 충원, 장비 매입 30억원 ▶차입금 상환 86억원 ▶해외 진출 10억원 규모의 사용 계획을 세웠다. 사업별 비중으로 환산하면 설비투자 45%, 차입금 상환 37%, R&D 13%, 해외진출 4%다. 

상장을 앞둔 공모주는 미래 성장성을 토대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모인 공모자금은 설비투자, 공장 증설, 인수합병(M&A) 자금 등에 활용돼 미래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공모자금이 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경우 상장 이전부터 재무건전성이나 유동성이 좋지 않은 기업으로 비칠 수 있는 셈이다. 

나노팀은 지난 2020년부터 대덕 R&D 특구 2단계 신동지구에 신규 공장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대란 등으로 발생한 건축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금을 썼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억9000억원에 그친다. 고금리 시대에 이자부담금액이 늘어나면서 공모자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나노팀은 “2023년 상환 예정인 차입금은 전액 공모자금으로 대출 만기도래기간에 맞춰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IPO를 통한 추가 자금 확보를 통해 현금유동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사업확장을 통한 매출 성장 등을 고려했을 때, 재무안정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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