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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유아인 리스크 안은 기업들…수십억 ‘위약금 소송’으로 번지나

종근당·오뚜기·네파 등 줄줄이 유아인 광고 손절
광고 모델료 8~9억원 추정…위약금은 천차만별

배우 유아인이 모델로 활동 중이던 브랜드. [사진 각사]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어이가 없네.” 1000만 영화 <베테랑>에서 마약에 취한 재벌 3세 역할을 소화한 배우 유아인이 남긴 명대사다. 실제 유아인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에 이어 대마 양성 보도까지 쏟아지자, 유아인을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아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명품, 건강기능식품, 라면, 아웃도어, 대형 쇼핑 플랫폼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지난해 계약을 맺어 기간이 1년도 채 안된 상황이지만 줄줄이 광고에서 사진을 빼거나 관련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손절에 나서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광고 재개 혹은 해지를 논의할 전망이다. 

너도나도 유아인 지우기…해외까지 확산 

업계에 따르면 유아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던 업체들이 하나 둘 유아인 관련 사진, 동영상 등을 모두 지우거나 내렸다. 유아인은 명품 패션 브랜드 보테가베네타, 종근당건강의 아임비타, 오뚜기 짜슐랭,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무신사 등 10여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해 왔다. 

종근당홀딩스의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10월부터 유아인을 모델로 기용해왔다. 하지만 논란이 터진 이후 종근당건강은 아임비타가 입점한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 등에서 유아인 관련 사진을 모두 내렸다. 

배우 유아인. [사진 무신사] 

유아인과 손잡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해오던 무신사도 유아인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가상인간화한 모델 무아인을 내세워 광고 영상을 찍고 패션 페스티벌에 등장시키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해 짜장라면 짜슐랭의 모델로 유아인을 기용했던 오뚜기도 부랴부랴 광고를 내렸다. 해당 영상은 유아인이 오뚜기 라면 조리법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아 1달 만에 100만 조횟수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다만 오뚜기와 유아인과 계약은 지난해 10월로 종료된 상황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도 유아인 지우기에 나섰다. 유아인은 지난해 9월 네파와 모델 계약을 체결하며 겨울철 아웃도어 모델로 활동해왔지만 현재 해당 채널에서 유아인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유아인 직전 모델인 배우 전지현의 광고 영상만 남아있는 상태다. 

중국은 더 발빠르게 손절에 나섰다. 중국 의류업체 ‘쑤셰’는 모델인 유아인 관련 홍보물과 이미지 등을 당분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아인 관련 논란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아인이 가진 독보적 개성과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돼 기업들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발빠른 선긋기에 나서는 것은 모델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광고 재개 가능성 낮아...위약금 소송으로 이어지나 

기업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추후 행보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광고주들이 유아인과 다시 손잡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신뢰에 이미 금이간 데다 유아인에게 씌어진 이미지가 곧바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단순히 계약해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아인이 광고 위약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유아인이 높은 몸값으로 광고계 블루칩으로 불려온 만큼 위약금 분쟁에 휘말릴 경우 적잖은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통상 브랜드 광고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경우 일반적으로 계약금의 2~3배를 배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광고 계약금이 얼마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아인의 1년 광고 모델로는 2015년 기준 5~6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유아인이 계속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결과 현재는 약 8~9억원에 이르는 모델료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위약금 수준이 얼마가 될지는 섣불리 짐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몸값이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광고마다 게런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광고 모델과 광고주가 합의 하에 위약금을 물고 사안을 덮기도 하지만, 합의 불발 시 많게는 계약금의 10배 이상 위약금을 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계도 ‘아닌 밤중에 유아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아인은 올해 두 편의 영화(‘승부’, ‘하이파이브’)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승부는 오는 4~5월, 하이파이브는 5월~6월 개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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