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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인력 포항 이전” 요구에 포스코홀딩스가 반박한 이유[이코노Y]

포항 시민단체, 대통령실 등서 집회…“최정우 회장 사퇴” 요구
“무리한 지방 이전 지나친 주장…기업 경쟁력 약화”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수서경찰서 앞에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이창훈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포항 시민단체가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조직‧인력의 포항 이전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사퇴를 지속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변경하는 것을 넘어 조직과 인력 등도 포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측은 “당초 합의한 소재지 변경이 아닌 조직‧인력의 포항 이전 요구는 지나친 주장”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지방으로 이전하면 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른바 ‘국민 기업’으로 인식되는 포스코홀딩스가 포항 시민단체의 요구를 정면 반박한 것은, 그만큼 조직‧인력의 포항 이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4일 서울 수서경찰서, 대통령실,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조직‧인력의 포항 이전, 최정우 회장 사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수서경찰서와 대통령실에서 각각 집회를 갖고, 이후 포스코센터로 결집해 집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범대위 측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총 1000여 명”이라고 했다. 

임종백 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이날 수서경찰서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최정우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서울중앙지검에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도 제출했다”며 “수서경찰서는 최정우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최정우 회장이 회사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며 최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수서경찰서가 해당 사건을 맡고 있다.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은 “포스코 지주사 본사(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의 간판(이름)만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은 포항시민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드시 인력과 조직 등 실질적인 이전이 돼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16일 이사회를 열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고, 3월 17일 주총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소재지 이전 합의했는데”…난감한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 측은 이날 범대위 집회와 관련해 참고자료를 내고 범대위의 요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당초 포항시 및 범대위 측과 소재지 이전에 합의했는데, 범대위 측이 조직‧인력의 포항 이전을 요구하는 등 도를 넘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영 전략, 금융, 법무 등과 관련한 약 200명의 소규모 인원만 포스코홀딩스로 편입돼 인력 규모,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하면 무리한 지방 이전은 기업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주주가 아닌 시민단체들이 당초 합의안을 넘어 단체행동으로 기업의 인력과 조직 배치까지 문제로 삼는 등 과도하게 기업 경영에 개입하고 압박하는 것은 주주 및 기업 가치 훼손은 물론, 기업 경쟁력 저하와 지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른바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포스코홀딩스의 위치, 포스코홀딩스에 포항이 갖는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범대위 요구를 정면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살펴야 하는 포스코홀딩스가 포항 시민단체의 요구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 것은, 그만큼 이들 단체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포항시, 범대위 측과 합의한 상생 협력을 이행하는 등 포항 지역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항 지역 투자 규모를 3조4000억원(2019~2021년)에서 5조2000억원(2022~2024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설비 부지를 타지역에서 포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지난 50여 년간 국내에는 포항시와 광양시에 먼저 투자를 해왔다”며 “포항제철소 및 광양제철소와 인접한 곳에 투자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고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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