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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세워 IPO까지, LG CNS 디지털 마케팅 사업 본격화

[3대 SI기업 ‘ABC’ 대해부]①
‘기술통’ 현신균 신임대표 선임…디지털 전환 의지
‘4대 AI 연구소’ 완성하고 AICC 본격 사업화 전략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물론 유통·제조·금융·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신규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죠. 서비스 밑단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전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을 천천히 그리나 확실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그 최전선엔 3대 시스템 통합(SI·System Integration) 기업이 자리합니다. 삼성SDS·LG CNS·SK C&C로 대변되는 국내 SI업계는 인공지능(A), 빅데이터·블록체인(B), 클라우드(C) 등 이른바 ‘ABC’ 역량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 중입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SI기업의 경쟁력 확대 상황을 진단합니다. [편집자]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진 LG CNS]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LG CNS가 올해 현신균 신임대표를 필두로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낸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선다. 기업공개(IPO)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회사의 AI 강화 전략이 IPO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관심이 높다. 

IPO 숙제 안은 LG CNS…AI 역량 강화 전략

지난해 11월 24일 선임된 현 대표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기술 영역에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현 대표는 2017년부터 LG CNS에서 D&A(Data Analytics & AI) 사업부장,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역임한 ‘기술통’으로 통한다. IT 혁신을 주도해온 현 대표를 선임한 LG CNS의 디지털 전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LG CNS의 최근 행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AI에 대한 진심’과 연결된다. 구 회장은 AI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3월 LG 정기주주총회에서 “AI 등 새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히며 5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AI 사업에 전력을 다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LG CNS는 LG그룹의 전사적인 AI 기술 강화 전략의 중심 계열사로 꼽힌다. 2020년 지주사 차원에서 ‘LG AI연구원’을 설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개발했다. 엑사원은 3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한 인공지능으로 기존 자연어 데이터 처리를 넘어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LG CNS,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는 엑사원의 핵심 기술을 클라우드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해 솔루션을 구축한다. 지주사가 AI 연구를 진행하고 계열사들이 협력해 국내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그룹에서 추진하는 AI 강화 전략에 따라 ‘재무통’ 김영섭 전 대표이사에서 ‘기술통’ 현 대표로 체제를 바꾼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회사가 올해 IPO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는 만큼 ‘기술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핵심으로 꼽힌다.

LG CNS는 지난해 5월 주관사 7곳을 꾸려 IPO 절차에 착수했지만 전략을 수정해 2023년 상반기 공모에 돌입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LG CNS가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바탕으로 연내 IPO를 준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액 4조9700억원과 영업이익 3854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19.9%, 17.3% 오른 실적을 기록했다. 

4대 AI 연구소 구축 마무리…AI 랩·데이터 AI 랩·AI 엔지니어링·언어 AI랩 마련

실적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AI 역량이다. 회사는 지난해 4월 비전 AI 랩·데이터 AI 랩·AI 엔지니어링 랩에 이어 ‘언어 AI 랩’을 구축했다. 4대 AI 연구소 구축을 완료한 것이다.

언어 AI 랩은 사람의 말과 문자를 이해하는 AI를 연구해 고객센터·챗봇 등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AI 학습을 위한 일종의 교과서인 한국어 표준데이터 ‘코쿼드’(KorQuad)를 개발한 LG CNS의 언어 AI 랩은 AI 교과서 제작과 효율적 학습 방법을 연구한다. 

LG CNS는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빅데이터와 AI를 디지털 마케팅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높이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마케팅 사업 조직을 ‘고객경험(CX)디지털마케팅사업담당’으로 바꾸고 100명의 인력을 배치하는 등 확대 개편했다. 
LG CNS가 DX선도기업 이미지 강화를 위해 창사 이래 최초로 선보인 TV 광고. [사진 LG CNS]

LG CNS는 마케팅 최적화 플랫폼 ‘MOP’(Marketing Optimization Platform)을 자체 개발해 마케팅 전략 수립·활동 단계에서 변수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MOP은 AI를 통해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과 AI 알고리즘을 통해 광고 실적을 극대화하는 지능화 플랫폼이다. MOP을 활용해 검색·배너·영상 등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합 모니터링하고 광고 노출 시간대·빈도·예산 등을 자동으로 최적화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AI와 클라우드 등 DX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고객상담센터도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사업화했다. LG CNS의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컨택센터(Contact Center as a Service·CCaaS)는 AI 콘택트 센터(AI Contact Center·AICC)로 불리기도 한다. AICC는 구독형 AI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로 잠재력을 가진 사업 모델로 꼽힌다. 기업고객이 구독료만 내면 별도의 초기 구축비용이나 인프라, 시스템 없이도 AI 고객상담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ICC에는 다양한 AI 기술이 접목돼 있다. ▲고객의 음성을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음성인식(Speech to Text·STT) ▲텍스트에서 의미를 추출·분석하는 텍스트 분석(Text Analysis·TA) ▲질문 의도를 파악해 답변을 찾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NLP) ▲답변을 토대로 음성으로 대답하는 음성 합성(Text to Speech·TTS) 등이다. 회사는 KB금융그룹, 현대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 AICC와 AI챗봇 구축 사업을 수행하며 외부 매출원 확보에서도 성과를 냈다.

AI 이외에도 블록체인, 클라우드,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등 DX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들을 사내에 먼저 적용하며 마곡 사옥 전체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기반 가상 오피스를 열고 AI 기반 영어회화 학습 앱 ‘버터타임’ 서비스를 출시 전 제공해 사용 후기를 반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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