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 신발 많은 곳’에서 ‘유니콘 기업’ 됐지만…무신사 ‘수난시대’ [브랜도피아]
운동화 커뮤니티→유니콘 기업 된 ‘무신사(MUSINSA)’
2021년 연 거래액 2조 돌파, 기업가치 2조원 인정받아
‘유아인 리스크’부터 ‘무신사 냄새’ 밈, ‘가품논란’까지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 ‘MZ들의 놀이터’, ‘10번째 유니콘 기업’. PC 통신 커뮤니티로 시작해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돌파하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무신사’의 이야기다. 스트리트 패션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명품, 골프웨어, 한정판 스니커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패션계에서 단기간에 성장하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근엔 브랜드의 뮤즈인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신발 커뮤니티로 시작…‘연 거래액 2조’ 플랫폼 되기까지
무신사의 시작은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개설한 스니커즈 매니아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외 최신 패션 트렌드와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미디어 채널이 희박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 사진과 국내 스트리트 문화와 스타일을 비롯해 다양한 패션 정보를 소개하고, 패션과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무신사는 패션 신상품 소식, 할인 이슈, 길거리 패션, 스타일링 정보 등을 전하는 미디어이자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채널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2003년에 ‘무신사닷컴’이라는 별도 사이트를 구축하게 된다. 당시 패션이나 스니커즈 관련 웹사이트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패션을 주제로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신사닷컴을 자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2005년에는 ‘무신사 매거진(MUSINSA MAGAZINE)’이 창간됐다. 무신사 매거진은 조만호 의장이 직접 거리에 나가 거리 촬영한 패션 사진(스트릿 스냅)을 시작해 전문 패션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전격 영입해 패션 화보, 상품 큐레이션 등 다양한 패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웹진 형태로 운영됐다. 페이퍼 매거진으로도 발행하며 패션 전문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2009년에는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MUSINSA STORE)’를 선보였다. 이때 무신사는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로맨틱크라운 등 국내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온라인 패션 시장을 만들어 갔다.
이 밖에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아이템이나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나이키, 아디다스 한정판 스니커즈를 소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된다. 이후 제도권,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 또한 무신사 스토어 입점이 활발해지며 현재는 캐주얼, 스트릿, 스포츠, 디자이너,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 패션을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역사를 거쳐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연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 2020년엔 버티컬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 2조원을 넘어서며 독보적인 ‘패션강자’로 성장했다. 2021년 매출은 4667억원으로, 전년(3319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유아인 리스크’부터 ‘가품 논란’ 수난도…종합 플랫폼 도약 노력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산전수전도 겪었다. 가장 최근엔 2020년부터 브랜드 뮤즈로 활약해 온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신사 측은 홈페이지와 공식 앱에서 유아인이 나온 광고 이미지를 내리면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가상인간화한 모델 ‘무아인’을 내세워 광고 영상을 찍고 페스티벌에도 등장시키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던 만큼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무신사 측은 ‘유아인 리스크’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기업 이미지 등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여 노출 제외 처리를 우선 진행했고, 향후 대응 방안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냄새’ 밈(Meme)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SNL ‘MZ오피스’ 편에서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무신사 냄새는 1030세대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서 많이 팔리는 아이템들로만 코디한 패션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엔 무채색의 기본 아이템을 코디한 ‘획일적 패션’을 비꼬는 표현으로까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엔 가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신사의 가품 판매 사실은 지난해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리셀 플랫폼 크림에 되팔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피어오브갓’의 세컨드 라인인 ‘에센셜’의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로 크림이 해당 제품의 진품 여부를 판단하는 검수를 진행하면서 가품 판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무신사는 이와 같은 크림의 주장에 “해당 제품은 100% 정품”이라고 정면 반박하며 3개월간의 ‘짝퉁 공방’이 벌어졌지만, 제품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이 나오면서 크림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정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무신사는 여러 논란들을 딛고 ‘남성 전문 패션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넘어 여성 제품 카테고리도 확대하면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해 여성 라인 확장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선 뉴진스가 유아인 리스크로 인한 손실을 상쇄해 줄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팬덤을 지난 브랜드가 꾸준히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고 있어 패션 스타일과 트렌드를 폭 넓게 제안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럭셔리, 스포츠, 키즈, 골프 등 다양한 패션 영역에 특화된 전문관도 강화하고 각 카테고리에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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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커뮤니티로 시작…‘연 거래액 2조’ 플랫폼 되기까지
무신사의 시작은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개설한 스니커즈 매니아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외 최신 패션 트렌드와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미디어 채널이 희박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 사진과 국내 스트리트 문화와 스타일을 비롯해 다양한 패션 정보를 소개하고, 패션과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무신사는 패션 신상품 소식, 할인 이슈, 길거리 패션, 스타일링 정보 등을 전하는 미디어이자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채널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2003년에 ‘무신사닷컴’이라는 별도 사이트를 구축하게 된다. 당시 패션이나 스니커즈 관련 웹사이트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패션을 주제로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신사닷컴을 자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2005년에는 ‘무신사 매거진(MUSINSA MAGAZINE)’이 창간됐다. 무신사 매거진은 조만호 의장이 직접 거리에 나가 거리 촬영한 패션 사진(스트릿 스냅)을 시작해 전문 패션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전격 영입해 패션 화보, 상품 큐레이션 등 다양한 패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웹진 형태로 운영됐다. 페이퍼 매거진으로도 발행하며 패션 전문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2009년에는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MUSINSA STORE)’를 선보였다. 이때 무신사는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로맨틱크라운 등 국내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온라인 패션 시장을 만들어 갔다.
이 밖에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아이템이나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나이키, 아디다스 한정판 스니커즈를 소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된다. 이후 제도권,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 또한 무신사 스토어 입점이 활발해지며 현재는 캐주얼, 스트릿, 스포츠, 디자이너,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 패션을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역사를 거쳐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연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 2020년엔 버티컬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 2조원을 넘어서며 독보적인 ‘패션강자’로 성장했다. 2021년 매출은 4667억원으로, 전년(3319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유아인 리스크’부터 ‘가품 논란’ 수난도…종합 플랫폼 도약 노력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산전수전도 겪었다. 가장 최근엔 2020년부터 브랜드 뮤즈로 활약해 온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신사 측은 홈페이지와 공식 앱에서 유아인이 나온 광고 이미지를 내리면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가상인간화한 모델 ‘무아인’을 내세워 광고 영상을 찍고 페스티벌에도 등장시키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던 만큼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무신사 측은 ‘유아인 리스크’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기업 이미지 등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여 노출 제외 처리를 우선 진행했고, 향후 대응 방안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냄새’ 밈(Meme)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SNL ‘MZ오피스’ 편에서 ‘무신사 냄새’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무신사 냄새는 1030세대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서 많이 팔리는 아이템들로만 코디한 패션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엔 무채색의 기본 아이템을 코디한 ‘획일적 패션’을 비꼬는 표현으로까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엔 가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신사의 가품 판매 사실은 지난해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리셀 플랫폼 크림에 되팔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피어오브갓’의 세컨드 라인인 ‘에센셜’의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로 크림이 해당 제품의 진품 여부를 판단하는 검수를 진행하면서 가품 판정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무신사는 이와 같은 크림의 주장에 “해당 제품은 100% 정품”이라고 정면 반박하며 3개월간의 ‘짝퉁 공방’이 벌어졌지만, 제품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이 나오면서 크림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정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무신사는 여러 논란들을 딛고 ‘남성 전문 패션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넘어 여성 제품 카테고리도 확대하면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해 여성 라인 확장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선 뉴진스가 유아인 리스크로 인한 손실을 상쇄해 줄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팬덤을 지난 브랜드가 꾸준히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고 있어 패션 스타일과 트렌드를 폭 넓게 제안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럭셔리, 스포츠, 키즈, 골프 등 다양한 패션 영역에 특화된 전문관도 강화하고 각 카테고리에서 입점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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