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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외풍’…구현모 KT 대표, 경선 포기

11년 만에 탄생한 사내 수장, 외풍에 연임 철회
공개 경선 참가 외부 인물 대다수 ‘여권과 인연’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가 ‘인공지능(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한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에 따라 KT가 또다시 ‘외풍’ 몸살을 앓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공개 경선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 중 대다수가 여권과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KT는 구 대표가 23일 후보자군 사퇴 의사를 이사회에 전했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한다.

구 대표는 2002년 민간기업으로 전환된 이래 늘 ‘외풍 논란’에 시달린 KT에서 사원부터 성장한 인물이다. 대표이사 자리엔 지난 2020년 3월 올랐다.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약 30년 만에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KT는 당시 구 대표를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11년 만에 사내 출신 경영자의 판단 아래 3년 간 사업을 꾸려왔다. 구 대표는 남중수 전 KT 대표 이후 오랜만에 탄생한 사내 출신 대표이기도 하다.

구 대표가 이날 연임을 자체적으로 철회하자,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는 취임 당시 외풍으로부터 KT를 자유롭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구 대표는 KT를 디지털플랫폼(디지코·DIGICO)으로 전환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끄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그런데도 연임 의사를 스스로 철회하자, 구 대표가 외풍에 결국 손을 들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KT 본사 모습. [사진 KT]

사외 후보 중 상당수 ‘여권 인물’

KT는 구 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는 데 따라 차기 대표 선출 절차를 진행해왔다. KT 이사회는 연임 의사를 밝힌 구 대표를 지난해 12월 ‘적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KT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구 대표는 되레 경선을 제안했다. 구 대표의 경선 제안에 따라 다시 후보 심사가 이뤄졌고, 구 대표는 재심사에서도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구 대표의 ‘역제안’으로 다시 심사가 이뤄졌음에도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이와 비슷한 지적이 잇따랐다. KT는 이에 따라 그간 진행된 차기 대표이사 선정 절차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에 따라 최근 공개 경선을 열고 대표이사 후보군을 모집했다.

공개 경선 모집은 지난 20일까지 진행됐고, 그 결과 사외에서 18명이 지원했다. 사내 후보론 16명이 모집됐다. 연임을 노리던 구 대표도 경선 후보 중 한명으로 참가 중이었으나,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공개 경선 결과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부 후보 중 상당수가 여권과 인연이 있다. 외부 지원자는 ▲권은희(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기열(전 KTF 부사장) ▲김성태(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홍(전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김창훈(한양대 겸임교수) ▲남규택(전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전 KT 기업부문장) ▲박종진(IHQ 부회장) ▲박헌용(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전 KT 부사장) ▲윤종록(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진식(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헌문(전 KT 사장) ▲최두환(전 포스코ICT 사장) ▲최방섭(삼성전자 부사장) ▲한훈(전 KT 경영기획부문장) ▲홍성란(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 총 18인이다.

이 중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김성태 자문위원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경제고문을 맡았던 윤진식 전 장관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종훈 전 본부장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에서 전문위를 맡았던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등이 ‘야권 인물’로 꼽힌다.

사내 후보자군 중 사장 직급에선 구 KT 대표가 빠지면서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트랜프포메이션부문장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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