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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기피템에서 힙템으로”...‘임수정 부츠’ 어그의 화려한 귀환 [민지의 쇼핑백]

2000년대 초반 국민부츠였던 어그 부츠
발목 기장 짧아지고 디자인 다양해져 다시 유행
조거팬츠에 미니부츠, 청바지에 슬리퍼어그 매치

2004년에 방영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여주인공 임수정은 당시 어그부츠를 착용한 패션을 선보였다. [사진 KBS]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대학시절 신었던 어그(UGG)를 최근에 다시 꺼내서 신고 있어요. 당시 20만원 주고 산 비싼 신발이라 버리지 못하고 보관해놨는데, 다시 유행이 돌아왔더라고요”

2000년대 초반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어그’가 2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당시 어그는 다소 생소한 디자인의 첫 등장으로 남성 사이에서는 일명  ‘기피하는 투박한 여성 신발’로도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발목을 덮는 높은 길이감 어그를 비롯해 슬리퍼 디자인 어그부터 기장이 짧은 미니 어그, 발목을 드러내는 로퍼형 어그까지 모양이 다양해지면서 과거 무겁고 남성들이 싫어하는 신발이 아닌, 세련되고 따뜻하기까지 한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어그 브랜드의 국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50% 이상 신장하는 등 인기 패션쇼핑품으로 꼽히고 있다.  

어그의 국내 첫 유행은 지난 2004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여주인공 임수정이 착용하면서 시작했다. 그 후 어그는 호주 신발 브랜드명이자, 양털로 제작된 신발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며 인기를 끌었다. 

모델 송해나와 가수 로제가 어그 슬리퍼를 신은 모습. [사진 SNS 화면 캡처]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이후 어그는 20여 년간 한물간 신발로 여겨졌다. 그런 어그가 어떻게 다시 ‘힙(Hip)’한 패션 아이템이 됐을까. 비결은 바로 디자인의 다양화다. 

기존 둔탁한 형태의 부츠 디자인을 벗어나 각양각색 신발을 어그 소재로 제작했다. 실제 브랜드 어그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제품은 슬리퍼 형태의 ‘디스케트’와 짤막한 발목 기장의 ‘클래식 미니’ 제품들이다. 

실제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슬리퍼 어그, 미니 어그부츠 등을 착용한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목 길이가 긴 기존 어그 부츠는 신고 벗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면 요즘 유행하는 어그는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거팬츠에 미니 어그부츠 매치  

미국 배우이자 가수인 셀레나 고메즈의 어그 스타일. [사진 화면 캡처]
제품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어그와 매치하는 패션도 달라졌다. 과거 유행에는 2000년대 어그 패션을 선보인 임수정처럼 원피스나 치마를 입고, 레깅스나 스타킹 위에 어그 부츠를 신는 것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어그 패션 스타일은 청바지와 같은 바지를 입고 맨발에 어그 슬리퍼를 신거나 통이 넉넉한 조거팬츠를 입고 미니 부츠를 신는다. 또 올해 유행을 끈 숏패딩과도 매치한다. 운동복을 하의로 입고 상의에는 숏패딩을 입은 후 어그를 신어 캐주얼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낸다.  

가수 허영지와 배우 오연서의 어그 스타일. [사진 SNS 화면 캡처]
이전에는 통이 큰 바지에 어그를 신는 것이 다리가 짧아 보이고, 뚱뚱해 보인다는 이유로 피해야 할 패션 스타일로 꼽았지만, 이제는 ‘꾸안꾸(꾸민 듯 안꾸민 듯)’ 룩으로 편안한 스타일이자 힙한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어그의 발목 기장이 짧아지면서 편하게 신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여겨지면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스타필드 하남에 어그 국내 최대 오프라인 매장이 새롭게 오픈할 정도로 어그 브랜드 국내 매출 상승세가 매해 가파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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