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정재봉·‘미샤’ 서영필·‘G마켓’ 구영배…동종업 복귀로 ‘인생 2막’
[족쇄 풀린 ‘왕년★’] 경업·겸업 금지 해제…다시 뛰는 그들
정재봉, 상반기 중 현대·롯데百에 사우스케이프 입점
저렴한 화장품 론칭한 서영필, 티몬 품에 안은 구영배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레전드의 귀환. 한때 업계를 주름잡던 스타급 창업자가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저마다 자신들이 손 수 일군 회사를 제3자에게 넘기면서 체결한 경업(영업상 경쟁)‧겸업 금지 조항에 묶여있었지만 이 족쇄가 풀리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시장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미 성공한 창업자가 또 한 번의 개척 정신을 발휘할 때 이미 절반의 성공은 담보된 것이란 기대가 높다. 다만 과거와 달리 빠르게 바뀌는 시장 환경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패션·화장품·이커머스…레전드의 귀환
최근 가장 바빠진 건 패션계 ‘미다스 손’으로 불리던 정재봉 사우스케이프 회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인 ‘한섬’ 창업자인 그는 올해 골프의류 브랜드 ‘사우스케이프’로 본격 패션업계에 복귀한다. 그를 옭아매던 겸업금지 조항이 풀리면서다. 사우스케이프는 오는 상반기 중 현대백화점 전국 주요 점포와 롯데백화점 본점 등 핵심 점포에 입점할 예정이다.
사우스케이프는 그가 아내이자 디자이너인 문미숙씨와 함께 2020년 론칭한 브랜드지만 그간 판매망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남구 청담동 도산공원에 있는 대표 매장 1곳과 자체 온라인몰 ‘사우스케이프숍’을 통해 제한적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
‘3300원 로드숍 화장품 신화’를 썼던 서영필 전 에이블씨엔씨 회장도 동종업에 복귀해 활동 중이다. 그는 2017년 회사 매각 당시 맺었던 경업금지 조항 유효기간 5년이 끝난 지난해 6월 화장품 브랜드 ‘바이옴 액티베이트’(BIOME ACTIVATE)를 출범하고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피부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브랜드명을 콘셉트로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미샤 때와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격대가 특징이다. 립스틱은 5000원대, 섀도우는 3000원대, 수분크림은 6000원대다.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도 올 들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후 주로 해외 시장에서 활동해 오던 그는 지난해 이베이와 맺었던 경업 금지 10년 기간이 종료되면서 이커머스 기업 티몬을 품에 안았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 쇼핑 사업부 인수도 저울질 중이다. 구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해외 시장을 모두 경험한 만큼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 직구 영역의 새 모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의 사업 복귀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무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성공한 인물인 만큼 경쟁자들 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게 긍정적 요인이다. 동종 사업 영역의 노하우와 전략 등도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내수시장 포화와 성장세 둔화라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성공한 창업자가 가진 노하우나 사업에 대한 강점이 시장경쟁 논리에 맞게 풀어지면서 이들이 재창업해 성과를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지기 때문에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MZ(밀레니얼+Z)세대 방향을 추종하고 따라잡는 이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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