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행정 전문가에 전시장 대표로 변신…취임 두 달 맞은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이코노 인터뷰]
킨텍스 9대 대표이사…올 하반기 3전시장 건립 계획
“임기 내 킨텍스 17개 전시홀 모두 사용하는 행사 발굴할 것“
[이코노미스트 이선우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 고양 킨텍스(KINTEX)는 올 하반기 3전시장 건립에 들어간다. 1998년 수도권 종합전시장 건립계획이 수립된 지 25년 만, 2020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한 지 3년 반 만이다. 2026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3전시장은 전시면적 기준 7만1500㎡로 기존 1전시장(5만3541㎡), 2전시장(5만4470㎡)보다 큰 규모다. 3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는 총 17만8011㎡의 전시면적을 갖춘 세계 20위권 대형 전시장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는 “3전시장이 개장하면 킨텍스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같은 18만㎡의 가용 전시면적을 갖추게 된다”며 “킨텍스 뿐만 아니라 K-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강·컨벤션·전시회)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서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12월 말 이화영 전 대표의 뒤를 이어 킨텍스 9대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던진 화두가 개장행사 발굴”이라며 “임기 내에 킨텍스 1·2·3전시장 17개 전시홀을 모두 사용하는 메머드급 행사를 반드시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작년 12월 26일 킨텍스 대표로 취임한 후 두 달이 지났는데 소감은?
하루하루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킨텍스는 올해 3전시장 건립 외에 인디아 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 개장,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실시협약 체결 등 20~30년 뒤 킨텍스의 운명을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가 산적한 상태다. 모두 정해진 시간 안에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당장 기존 주차장 자리에 들어서는 3전시장 착공으로 대체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인근 여유 부지를 비롯해 건물 주차장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활용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주차장에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를 도입해 입·출차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20년 1월 예타를 통과한 3전시장 착공이 계획보다 3년 넘게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가.
3전시장은 당초 2021년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설계 과정에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4454억 원이던 건립예산 증액 문제에 부딪혔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달청 설계적정성 검토에서 1844억 원 증액이 필요한 것으로 나와 정부에 6298억 원 건립예산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3월 중 예산이 승인되면 바로 설계 공모에 들어가 늦어도 올 8월 안에는 시공사 선정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시설 규모가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3개 전시장 간 연계성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전시장 규모가 커지면 내부 이동에 편의성이 떨어지고 선호하는 공간을 제외한 일부 시설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각 시설을 유기적으로 이어줄 ‘어반 콩코스(Urban Concourse)’를 1·2전시장 도로 상부 공간에 대형 링(Ring) 또는 교량 형태로 조성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연결통로인 어반 콩코스에는 식당, 카페, 소규모 문화·예술행사를 열 수 있는 전시·공연장 등 복합 문화시설을 함께 조성해 그 자체로 하나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당초 킨텍스 안에 들어서려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역의 위치가 바뀌면서 역과 전시장 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와 원시티 아파트가 있는 사거리에 들어서는 GTX역 출구를 최대한 킨텍스와 가까운 곳에 추가하는 방안을 건설사,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하고 있다. 방문객 동선이 역에서부터 전시장까지 물흐르듯 이어지려면 출구 하나는 반드시 전시장 방향으로 나있어야 한다. 개통 뒤엔 되돌리기 어려운 이슈라고 판단해 취임하자마자 건설사, 국토교통부에 추가 설치를 요청했다. 현재 설계 변경, 예산 부담 등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역에서부터 전시장까지 약 500m는 무빙워크를 설치해 최대한 이동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2018년 20년 운영권을 수주한 인도 IICC 건립공사는 얼마나 진행됐나. 해외사업은 어떻게 확대해 나갈 계획인가.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 6월 준공 후 3~4개월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10월 1일 정식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킨텍스가 2042년까지 20년간 운영을 맡은 IICC는 규모가 30만㎡로 킨텍스보다 1.5배 이상 크다. 2030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내 12만㎡ 전시장까지 완공되면 킨텍스는 총 60만㎡의 전시장을 운영하는 전문회사로서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인도 IICC를 교두보로 아시아 전역으로 전시장 운영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집중된 해외 전시회 개최사업은 전시산업의 본고장인 미주와 유럽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해 볼 생각이다.
행정 전문가에서 전시장 대표로 변신
이재율 대표는 32년 경력의 행정 전문가다. 1986년 행정고시(30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경기도 부지사를 두 차례나 역임했다. 2012년 김문수 전 도지사 시절 초대 경제 부지사를 지냈고 2015년엔 남경필 전 도지사의 부름을 받고 3년간 행정 1부지사를 맡았다.
선임 당시 비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 대표는 20년 전 킨텍스 태동을 이끈 장본인 중 한 명이다. 1998년 경기도가 일산 신도시에 수도권 종합전시장을 유치할 당시 경기도청 정책기획관으로 유치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1전시장이 개장한 2005년엔 도청 문화관광국장으로 개장 현장을 지켰고, 2011년 2전시장 개장 당시엔 킨텍스 주무 부서인 경제투자실장으로 건립부터 개장까지 전 과정을 함께 했다. 경기도청 행정1부지사 시절엔 1998년 유치 때부터 국책사업에 포함됐지만 시설 공급과잉 우려로 중단 위기에 놓였던 킨텍스 3전시장 건립을 공론화해 재추진의 물꼬를 텄다.
◇이재율 대표는…
△1960년 10월 서울 출생 △보성고·연세대 법학과 △버밍엄대 대학원(지역정책학 박사) △제30회 행정고시(1986년) △화성시 부시장 △경기도청 문화관광국장·경제투자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 △제13대 경기도 정무부지사(초대 경제부지사)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재난안전비서관 △제8대 경기도 행정1부지사 △수원시정연구원 이사장 △제17대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회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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