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챗GPT 시대’ K-스타트업의 색다른 생존법…개발보단 활용에 ‘방점’

뤼튼·잡브레인·스켈터랩스 등 AI 스타트업도 경쟁 참가
특화된 서비스로 사업 모델 차별화…텍스트·챗봇 등 다양

오픈AI가 내놓은 ‘챗GPT’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일 ‘초거대 AI’를 발표하고 나섰다.[사진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오픈AI(OpenAI)가 내놓은 ‘챗GPT’(ChatGPT)가 세계를 강타했다. 글로벌 빅테크로 꼽히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은 이에 대응해 연일 ‘초거대 인공지능(AI)’을 발표하고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생성 AI를 만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단 구상이다.

이 같은 열풍은 국내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형 챗GPT’ 개발을 통해 시대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포부다. 스타트업 역시 저마다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에 참여했다. 다만 접근법에선 차이가 있다. 대기업에선 직접 자체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이보다 ‘활용’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을 다양한 서비스에 녹여내 사업적 기회를 잡겠단 취지다.

챗GPT와 같은 생성 AI 서비스는 자본력을 갖춘 빅테크가 아닌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기반 기술로 꼽히는 초거대 AI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챗GPT에 적용된 초거대 AI 모델 ‘GPT-3.5’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1750억개에 달한다.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전력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없으면 시장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자체 초거대 AI 구축에 나선 기업은 구글·MS·메타로 이미 상당한 자본력을 축척한 기업뿐이다. 국내 역시 네이버·카카오 정도만 자체 모델 출시를 선언했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스타트업 입장에선 ‘챗GPT 시대’에 대기업과 같은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이 만든 AI 기술 기반 위에 각각 특화된 서비스로 고유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틈새를 노리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잡브레인·스켈터랩스 등이 국내 시장에서 이 같은 사업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와 오픈 AI의 ‘GPT-3.5’ 등 최신 모델들을 조합하고 최적화하는 모델 응용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걸었다. 회사가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뤼튼’은 업무용 텍스트와 이미지를 AI가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AI 툴에 간단한 키워드만 입력해도 완성도 높은 글이나 이미지가 생성된다. 뤼튼은 특히 마케터나 홍보 담당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서 높은 사용량을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기업이 구축한 생성형 AI 기술을 ‘글쓰기’에 최적화, 사업적 기회를 만든 셈이다.

뤼튼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공개된지 약 4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들이 뤼튼을 통해 만들어낸 단어는 약 20억 건에 달한다. 뤼튼은 시장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생성 AI 서비스’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의 극대화를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이 호응의 배경으로 꼽힌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11월 38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잡브레인의 AI 자소서 생성 기능을 적용한 모습.[사진 잡브레인]

뤼튼이 카피라이트를 써준다면 잡브레인은 AI로 자소서를 써준다. 잡브레인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기반 ‘AI 자소서 생성 서비스’를 지난해 말 시범 론칭했다. 직장인을 위한 경력 관리 플랫폼인 잡브레인은 직장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자기소개서 작성을 돕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불러오면 AI가 데이터를 활용해 자기소개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3~4월 중 정식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인사 담당자를 위한 ‘면접 질의지 자동 생성’, ‘자소서 요약’ 기능 등도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스켈터랩스는 기업을 위한 AI 챗봇을 서비스한다. 스켈터랩스가 개발한 ‘AIQ’(AI with Quality) 챗봇은 대화형 AI 솔루션으로 중소기업들이 고객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켈터랩스는 AIQ가 의도를 파악하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소개한다. 대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다이얼로그 매니저’가 사용자의 발화에서 의도를 파악해 적절한 대화를 이어나갈 챗봇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스켈터랩스는 대화형 AI 기술로 챗봇·보이스봇·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디지털 휴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켈터랩스는 지난 2020년 시리즈B 투자에 이어 현재까지 총 39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국민은행, 청년 IT인재 양성 위한 ‘해커톤 대회’ 개최

2"음식값 비싼 이유 있었네" 서울 명동, 평당 월세 '280만원'

3보트에서 영감 받은 ‘아이오닉 9’ 세계 최초 공개

4엔젤로보틱스 국가 유공자 재활 돕는다…엔젤로보틱스 보훈병원에 웨어러블로봇 전달

5 공정위, 4대 은행 LTV 정보교환 담합 의혹 '재심사' 결정

6콜롬비아 화훼산업 대표단, 2024년 다양한 활동으로 콜롬비아 꽃의 매력 전파

7수출입은행, EDCF 환경사회 자문회의…세이프가드 내실화 논의

8내년 3월부터 공매도 재개…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의무화

9비트코인, 9만7000달러 돌파...연중 '10만달러' 가능성도

실시간 뉴스

1국민은행, 청년 IT인재 양성 위한 ‘해커톤 대회’ 개최

2"음식값 비싼 이유 있었네" 서울 명동, 평당 월세 '280만원'

3보트에서 영감 받은 ‘아이오닉 9’ 세계 최초 공개

4엔젤로보틱스 국가 유공자 재활 돕는다…엔젤로보틱스 보훈병원에 웨어러블로봇 전달

5 공정위, 4대 은행 LTV 정보교환 담합 의혹 '재심사'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