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예요] ‘모범납세자’ 탈 쓰고 탈세?…★연예인·★작가, ‘억대 추징금’ 진실은
국세청, 이민호,이병헌,권상우 등 톱스타 대상 ‘비정기’ 세무조사 착수
인기 웹툰작가 야옹이, 박태준도 탈세 의혹 불거져…“부가가치세 탈루”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국세청의 ‘억대 과징금’ 소식이 연예계를 휩쓸고 있다. 배우 이병헌, 권상우, 김태희 등 톱스타들이 수억~수십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은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스타들의 일명 ‘탈세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부분 공식 입장을 내 회계상의 착오를 주장했으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명은 하나같이 “탈세 아냐. 회계처리상 착오”
지난달 28일 한 보도에 따르면 앞서 국세청은 이민호, 이병헌, 권상우, 김태희 등을 대상으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비정기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해당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한 탈세 혐의 의혹이 있는 경우 진행하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020년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진 연예인은 이민호, 권상우다.
이민호와 MY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9월 국세청으로부터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았고, 수억원대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에 2일 이민호의 소속사 MYM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입장을 내 “당사와 이민호 배우는 지금까지 세금에 관해서는 성실히 납부해왔으며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이어 “현 상황은 이전에 진행됐던 소속 아티스트의 ‘불법 초상권 사용 피해 보상금’ 과세 대상 여부에 대한 해석 차이로 발생한 사안”이라며 “법인 비용처리 과정에서의 회계처리상 착오로 인해 추가 발생한 세금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상우와 수컴퍼니 역시 2020년 초 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 후 약 10억원 가량 추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권상우가 본인 소유 법인을 통해 마이바흐,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대당 가격이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 5대를 구입한 뒤, 사적 사용을 해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권상우의 소속사 수컴퍼니는 “세무당국으로부터 손익의 귀속시기에 대한 소명 요청이 있었다”며 “일부 귀속시기에 대한 차이가 있어 수정 신고해 자진 납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3일 “2020년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바로 잡고자 한다”며 재차 해명했다. 수컴퍼니는 “세무조사 당시 수컴퍼니 법인 소유 차량 4대 모두 촬영 현장을 오가는 업무용 법인 차량이었다”라며 “세무조사에서도 인정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또 ‘문제가 된 차량을 매각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세무조사 후에도 한동안 업무용 법인 차량으로 사용을 하다가 필요에 의해 수입 세단 1대를 매각했다”며 “권상우는 그동안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왔다”고 강조했다.
권상우의 경우 지난 2005년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전력이 있으며, 같은 해 국세청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기도 해 이미지 타격이 더욱 크다. 또 권상우가 지난 2018년 5월 수컴퍼니 명의로 서울 강서구 소재 빌딩을 약 280억원에 매입해, 임대 소득을 얻는 과정에서 법인과 개인 간 세율 차이가 발생하는 세금 절감 효과를 노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 국세청은 2021년 김태희와 당시 김태희 소속사인 루아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진행해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김태희 소속사 스토리제이컴퍼니는 해당 추징금이 전 소속사(루아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클라이언트 쪽에서 지급해야 할 광고 모델료 입금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하며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소속사 측의 해명에 따르면 이전 소속사에서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던 시점에 맺은 광고모델 계약이었기에 모델료는 전 소속사로 지급됐다. 하지만 해당 금액이 전 소속사 법인이 아닌 배우 본인의 개인 매출로 보아야 한다는 이견으로 인해, 소속사 계약 만료 후 이를 김태희 개인에게 납입했다는 설명이다.
이병헌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해 9월 국세청으로부터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억대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번 추징금 부과가 개인과 법인을 이용한 부동산 투자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보도가 이뤄진 지난달 2월 28일 BH엔터테인먼트 측은 “부과된 추징금은 광고 개런티 입금 시기 차이를 비롯해, 배우 사비로 전 직원에 상여금을 지급한 것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부분에 대한 회계처리 정상화 단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세금을 원천세로 납부했으나, 이에 대해 불인정하면서 회계상 오류가 발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웹툰계에도 부는 ‘탈세 의혹’…단위는 역시 ‘억대’
연예계에 종사하는 배우, 가수 등뿐 아니라 웹툰 작가들의 탈세 의혹도 연이어 불거진 상태다. 국세청은 지난달 9일 대중적 인기와 사회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올리면서도 납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연예인, 운동선수, 유튜버, 웹툰작가 등 8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적게는 1억에서 최고 100억에 달한다.
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 대상이 된 인물을 특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저작물 공급을 면세 매출로 신고해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는 인기 작가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사주의 가족이 실제 근무하지 않음에도 근무한 것처럼 꾸며, 가공의 인건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법인 자금을 유출했다”며 “사주는 법인카드로 구매한 고가의 사치품, 법인 명의로 구입한 슈커파 등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SNS에 과시하는 등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여신강림’으로 잘 알려진 웹툰 작가 야옹이(본명 김나영)가 지목됐다. 야옹이 작가는 “이미 2022년 11월 16일 1인 법인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나와 성실히 조사에 임했고, 그 결과 제 법인 카드 및 차량에 대한 사적 사용 혐의가 없음을 인정받았다”면서도 “잘못 처리한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 사실이 있다. 분명 저의 책임이며 세심하지 못해 발생한 잘못”이라며 의혹을 시인했다. 야옹이 작가는 현재 출판업과 웹툰 업계 부가가치세와 관련, 법적인 해석에 논쟁이 있어 전문 회계사의 조력을 받아 이를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툰 ‘외모지상주의’로 큰 성공을 거둔 박태준 작가와 회사에 대해서도 세무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요원들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박 작가의 회사 더그림엔터테인먼트에 파견, 비정기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더그림엔터테인먼트는 약 1억3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국내 부가세가 아닌 2020년 6월 이전 발생한 글로벌 매출 관련 부가세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후 거래에 대해선 회계 누락이나 잘못된 부분을 자진 확인·수정, 신고를 정상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향후 세무조사과정에서 ‘적법절차 준수, 예측가능성 제고, 조사부담 축소’라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위법 및 불공정 행위로 부당한 수익을 누리는 탈세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해 공정과 준법의 가치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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