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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프렌치카페’에 승부수…‘커피에 우유를 담다’ 맥심 화이트골드 [1000억 식품의 비밀]

‘부드러운 커피’로 시장 조준…‘스테디셀러’된 모카골드의 후예
남양유업 경쟁구도로 탄생, ‘무지방 우유 담은 믹스’로 도전장

매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맥심 화이트골드’는 일명 ‘연아커피’로도 불린다. [사진 동서식품]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매년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자랑하는 동서식품의 시그니처 믹스커피, ‘맥심 모카골드’. 하지만 일명 ‘연아커피’라는 이름과 함께 시장을 휩쓴 이 제품을 빼놓으면 곤란하다. 모카골드의 자매식품인 ‘맥심 화이트골드’ 역시 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굳건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화이트골드는 지난 2012년 제품 공개 한 달 만에 매출 100억을 돌파할 정도로 등장부터 승승장구한 제품이다. 첫해부터 1000억 매출을 기록했으며, 발매 3년 후인 2015년에는 2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은 1조9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낱개 스틱 기준으로 약 194억개에 달하는 제품이 판매됐다. 시장점유율 역시 출시 첫해 10%를 시작으로 지난 2017년 기준 20%까지 급속도로 치솟았다. 

남양유업 견제가 일군 화이트골드만의 정체성

‘맥심 화이트골드’ 광고. [사진 동서식품]

화이트골드가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카골드로 견고히 다져진 맥심의 입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화이트골드의 화려한 등장에는 ‘우유’가 막대한 존재감을 차지했다. 화이트골드라는 이름부터 기존 모카골드의 뒤를 이으면서도, 하얀 우유가 들어 있어 더욱 부드러운 커피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게끔 지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화이트골드를 출시할 즈음인 지난 2012년이 바로 남양유업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돼있던 시점”이라며 “커피 회사에서 주류가 될 수밖에 없는 커피에 그치지 않고, 우유를 더해서 이에 대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가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워,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당시 남양유업은 커피 프림 속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저격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해, 80%에 달하던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을 70%대로 낮출 정도로 위협감을 줬다. 이에 대한 동서식품의 대응책이 바로 ‘무지방 우유를 담은 커피믹스’, 화이트골드다.

2000년대 후반, 소비자 사이에서 커피에 부드러운 맛을 함께 느끼고 싶다는 수요가 형성된 점도 기여했다. 동서식품은 숨어있는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이에 발맞춘 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매년 100건 이상의 시장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다. 꾸준한 소비자조사 끝에 동서식품은 ‘무지방 우유 함유’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화이트골드를 시장에 내보냈다. 

새로운 소재를 주입하는 만큼, 회사만의 기술력도 동원했다. 동서식품의 전문기술로 만든 무지방 우유 함유 프리마를 넣었다. 또 우유와 잘 어울리는 콜롬비아산 고급 원두를 까다롭게 선별하고, 원두별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로스팅을 하는 SPR(Specialized Profile Roasting) 공법을 적용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모두 살렸다.

마케팅도 같은 결을 유지해, 화이트골드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모델 기용 과정에서도 우유의 깨끗함에 초점을 맞춰, 화이트라는 이름처럼 맑은 이미지의 김연아를 모델로 선정했다. 광고에 들어가는 문구 역시 ‘우유만 마시던 연아가 이제 커피를 마신다’는 식으로 연출해, ‘연아커피’라는 대국민 수식어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 화이트골드는 동서식품의 50년 기술력이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만나 탄생한 제품”이라며 “최근에도 TV 광고를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에 발맞춘 제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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