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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낙서인줄 알았는데 수천만원?”…‘구혜선·솔비·하정우’ ★미술품 몸값은

연예인 겸 화가로 활동하는 ‘아트테이너’ 각광
배우 윤송아 작품 1억원에 판매돼 최고가 기록
구혜선 작품 5000만원, 하정우·솔비는 2000만원대
“예술가는 모두가 될 수 있다”vs“작가로 볼 수 없어”

배우 하지원과 구혜선의 작품들. [사진 하지원, 구혜선 인스타그램 캡처]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펜데믹 기간 동안 역대급 성장을 이룬 국내 미술시장에서 연예인 겸 화가로 활동하는 ‘아트테이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그림의 몸값은 수백만원대부터 수천만원, 심지어 억대까지 치솟고 있어 미술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미술을 업으로 삼아온 중견작가와 맞먹는 수준으로, 일각에선 아트테이너들이 실력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낙타 그림 ‘1억원’으로 최고가…하정우·솔비 그림은 2000만원

지난 2021년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NFT 부산 2021’ 옥션 경매에서 윤송아가 출품한 ‘꿈꾸는 낙타’ 시리즈 중 ‘낙타와 달’이 1억원에 판매돼 국내 연예인 아티스트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사진 티밥미디어, 화면캡쳐]
국내 아트테이너 중 최고가를 세운 연예인은 배우 윤송아로, 작품이 1억원에 판매됐던 바 있다. 지난 2021년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NFT 부산 2021’ 옥션 경매에서 윤송아가 출품한 ‘꿈꾸는 낙타’ 시리즈 중 ‘낙타와 달’이 1억원에 판매돼 국내 연예인 아티스트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함께 출품한 ‘낙타와 해’는 2000만원에 판매됐다.

해당 작품들은 지난 2014년 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이 주연을 맡았던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 노출되면서 인기를 얻었다. 단순히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작품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단 평가를 받는다. 극중 배우 조인성이 어린시절 의붓아버지의 폭행으로 인해 가지게 된 ‘화장실 트라우마’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는데 잘 활용됐다는 평가다. 

윤송아는 배우이기 전에 홍익대학교에서 회화과 학사와 의상디자인학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2013년엔 한국인 최연소 작가로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을 전시해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당시 윤송아는 “예술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정말 감사하다”며 “예상치 않게 제 작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만으로도 평생 그림을 그려갈 제게 큰 힘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하정우의 그림과 가수 솔비의 그림. [사진 홈페이지 캡쳐]
배우 하정우는 201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전시를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아트테이너 중 한 명이다. 하정우가 지난 2021년 5월 ‘아트부산’에 내놓은 유화 4점은 800만~1200만원에 팔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정우의 작품은 그림별로 다르지만 100호(162.2×130.3㎝) 크기가 대체로 2000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2021년 8월에는 하정우의 디지털 아트 작품(NFT) ‘더 스토리 오브 마티 팰리스 호텔’이 카카오톡을 통해 약 571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2012년 본명 권지안으로 프로 화가 데뷔를 한 가수 솔비도 계속해서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다. 솔비 작품의 최고가는 2300만원으로 지난 2021년 10월 국내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판매됐다. 당시 솔비가 출품한 작품 6점은 대중에게 공개되기도 전에 완판됐다고 전해졌다.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150호짜리 ‘피스 오브 호프(piece of hope)’였고, 이 밖에 30호·50호 작품이 각각 750만원, 1000만원에 판매됐다. 2021년 6월 서울옥션 스페셜 경매에 나온 작품 ‘플라워 프롬 헤븐(Flower from Heaven)’은 71회 경합 끝에 2010만원에 낙찰됐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솔비는 “실제로 저는 제 작품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른다”며 “제가 생각할 때 1000만원 이상의 돈을 들이면서 연예인 솔비의 작품을 살 것 같지는 않아 작품을 구매해주는 분들이 연예인 솔비로서 작품을 사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으로서 혜택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게 가격까지 이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하고 편견 같다”고 전했다.

그림으로 2억번 구혜선, ‘대작 사건’ 휘말렸던 조영남 그림도 7000만원

배우 구혜선의 그림과 가수 조영남의 그림.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아산아트컬쳐]
배우, 화가, 영화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구혜선은 지난해 프랑스 개인 전시회를 열고 작품 최고경매가 5000만원을 기록했다. 당시 출품한 25점의 작품은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혜선이 지난해까지 판매한 작품의 총수익금만 약 2억4000만 원에 달한다. 구혜선은 어린 시절 예술 고등학교 진학을 꿈꿨을 정도로 미술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림 대작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가수 조영남은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그림값이 치솟아 7000만원에 판매됐다고 알려졌다. 조영남은 화투를 활용한 한국적 팝아트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2016년 그림 대작 혐의로 기소됐고, 긴 법정 공방 끝에 2020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영남이 미술 작품으로 거둔 판매 수입은 수억원대로, 아트테이너 중 수입이 가장 높다고 전해진다. 

이외에 이혜영, 구준엽, 임혁필, 하지원, 나얼 등에 이어 최근에는 송민호(위너), 박기웅, 유라(걸스데이) 등이 아트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겸 코미디언 임하룡은 아트테크 전문 갤러리K와 제휴 작가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술시장 규모 1조원 돌파…아트테이너 자격 논란은 여전

지난해 9월 2일 공동 개막한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KIAF) 서울’이 총 7만여명의 관람객, 수백·수천억원대 매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연합뉴스]
아트테이너들의 활동이 점점 더 왕성해지고 있지만 이들의 실력 논쟁과 작가의 자격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은 배우 하지원은 5년 전부터 취미로 그림을 그려왔다며 지난해 4월 압구정동에 위치한 청담 쇼룸에 ‘슈퍼카우’ 3점을 출품했지만 작품이 공개된 후 혹평이 쏟아졌다. 색과 선으로 소의 특징을 표현한 추상화였지만 관람객들은 “취미 미술이나 해라”, “낙서한 것 아니냐”, “초등학생 그림 수준”이라는 평을 내놨다. 이러한 평가에도 3점 중 한 점은 500만원대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원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그림들. [사진 하지원 인스타그램 캡처]
‘홍대 이작가’로 활동 중인 이규원 미술작가는 과거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아트테이너들이 실력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배우 구혜선과 솔비, 하정우 등 특정 아트테이너를 언급하며 ‘취미 미술 수준’ ‘21학번 정도’ ‘작품만 두고 평가할 정도는 안 된다’ 등의 평을 하기도 했다.

이에 구혜선은 직접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예술은 판단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에 객관적일 수 없다”며 “세상 만물과 더불어 모든 이의 인생이 예술로 표현될 수 있으면 마음먹은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를 응원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미술시장은 역대 최고 규모로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집계한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매출액은 1조377억원으로 전년(7563억원)에 비해 약 37% 성장했다. 아트테이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미술시장 성장의 주역으로 이들의 활동도 어느 정도 기여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 아트테이너들의 작가 자격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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