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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업고 활짝 웃은 현대카드…그런데 스벅에선 못 쓴다고?

[난립하는 페이시대] ① 3월 21일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개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제치고 점유율 3위 등극
국내 설치된 NFC 단말기, 전체 가맹점 10% 그쳐

지난 2월 8일 경기도 성남시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 중인 식당 키오스크에 관련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아이폰 이용자들이 고대하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한국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 가장 먼저 애플페이를 개시하는 현대카드는 카드 발급량과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등 확실한 애플페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이 적은 데다가,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에서도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로부터 아쉬움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와 현대카드는 이달 21일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개시한다.

지난 7일 애플코리아는 아이폰 14 출시 발표 소식과 더불어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애플코리아는 “애플이 곧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한다”며 “한국 이용자들은 새로운 아이폰 옐로를 포함한 아이폰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해 온·오프라인 가맹점 및 앱에서 쉽고 빠르고 안전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애플페이 출시를 공식화한 애플코리아. [제공 애플코리아 뉴스룸]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를 비롯한 주요 관련 업데이트는 대부분 한국시간 기준 화요일에 진행해왔다.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개시되면 당분간 현대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과 1년 배타적 사용권(독점) 계약으로 애플페이의 단독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승인 과정에서 독점 계약을 결국 포기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다른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진입로가 열리긴 했지만,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에는 데 적어도 6개월~1년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애플페이 ‘덕’ 봤다”…발급량·점유율 늘어난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이른바 ‘애플페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카드사의 체크카드는 점차 인기가 시들해져 발급량이 줄어드는 반면, 현대카드는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8년 말 1억1142만5000장이었던 체크카드 발급 수는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 말 1억509만장까지 떨어진 바 있다.

현대카드 독점 계약으로 애플페이 도입설이 돌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였다. 이후 4분기 말(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 수는 15만6000장으로 직전 3분기 말 11만장보다 41.82%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에 발급 수가 늘어난 곳은 7개 전업카드사(신한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중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뿐이다.

카드사 개인 신용카드 점유율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 변화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 신용카드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1위로 19.6%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17.8%, 16%로 뒤를 이었다. 3분기만 해도 3위였던 KB국민카드가 4위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애플페이 개시 이후에는 현대카드가 2위인 삼성카드의 점유율을 넘볼 가능성도 있다”면서 “또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적극적으로 출시하는 등 앞으로도 아이폰 주 사용층인 2030세대의 카드 상품 수요도 계속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전히 NFC…신세계 가맹점은 ‘NO 애플페이’?

다만 국내 가맹점들에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NFC 단말기 보급량이 미미하다는 점은 여전히 흥행의 걸림돌이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약 300만개 중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 남짓으로 알려져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NFC 단말기 보급이 대중화되지 못한다면 애플페이의 국내 사업전망이 다소 불투명할 수 있다”며 “다만 NFC 단말기 없이 결제 가능한 신기술이 보급되면 단기간에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할리스 매장의 NFC 단말기에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함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 윤형준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 가맹점이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변수다.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애플페이 지원을 망설이는 건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와 ‘스마일페이’의 이용자 유출 우려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신세계그룹은 삼성페이의 경우에도 출시된 지 1년이 지나서야 제휴를 맺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젊은 층 공략에 집중하는 현대카드에게 NFC 단말기 부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2030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주요 카페나 편의점, 일부 상점에는 NFC 단말기가 이미 있거나 추가 설치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편의점과 주요 백화점과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메가커피 등 카페 곳곳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설치됐다. 

스타벅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신세계의 경우, 현대카드가 이마트, 스타벅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등 양사 간 관계가 나쁘지 않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자체 페이 이용률 저하를 고민할 수 있겠지만 삼성페이 선례처럼 결국에는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신세계 외에도 애플페이 도입을 결정하지 못한 대형 가맹점들이 서비스 개시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시기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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