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생존’ 경쟁 OTT, 오리지널 성패에 웃고 운다…토종 플랫폼 ‘각축전’

주춤한 웨이브, 2월 MAU 300만대로 축소
‘외연 확장’ 티빙…‘MZ 인기’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독주 속 토종 OTT 경쟁 치열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올해 최대 과제로 ‘생존’이 꼽힌다. 국내 OTT 서비스 기업 중 넷플릭스 한국 법인을 제외하곤 모두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올리지 못했다. 모기업·투자자들의 수익성 확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독주 아래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디즈니플러스(+)·왓챠가 경쟁하는 구도다. 이들 기업 모두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입자 확보’ 경쟁을 올해 들어 더욱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각각 기업별로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OTT 시장 지각 변동도 심화하고 있다. 경쟁에서 성과를 올리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도약하고 있고, 웨이브는 주저앉았다. OTT 스타트업 왓챠는 파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함께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디즈니+는 국내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거대 자본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으며 가입자 수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OTT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위는 1150만5536명을 기록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위와 압도적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토종 OTT 3사인 티빙(474만6610명)·쿠팡플레이(401만4887명)·웨이브(376만1093명)가 2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는 모습이다. 이 기간 디즈니+는 207만7541명, 왓챠는 71만4428명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성과에 2위 자리 ‘엎치락뒤치락’

국내 OTT 시장의 2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웨이브의 몰락이 두드러졌고, 티빙의 외연 확장과 쿠팡의 도약이 눈에 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MBC·SBS)의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오랜 기간 2위 자리를 차지해 왔다. 2022년 2월만 하더라도 MAU가 488만7193명으로 티빙(407만4482명)·쿠팡플레이(339만 9217명)로 큰 차이를 보였다. 웨이브는 타사 성장에 부침을 겪어 2월 처음으로 MAU가 300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티빙·쿠팡플레이는 1년 사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성과를 냈다. 티빙의 경우 지난해 10월 기준 MAU 125만명을 기록한 KT의 OTT 플랫폼 시즌(seezn)을 품기도 했다. 이를 통해 시즌이 그간 주력한 숏폼부터 미드폼까지 색다른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올리며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약 1100만명이 이용하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의 성장에 수혜를 봤다. 이와 함께 2022년 11월 19일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SNL 코리아 시즌3’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가입자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1월 신규 설치자의 39.2%는 2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공 모바일인덱스]

웨이브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가입자 증가를 이뤘지만, 그 효과가 다른 플랫폼 대비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1월 18일 ‘약한영웅 Class1’을 공개했다. 당시 플랫폼 유입율이 지난해 10월 25.5%에서 11월 27%로 1.5%포인트 증가했다. 유입률은 해당 월 사용자 중 유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유입자는 직전 달 사용 이력이 없는 사용자를 말한다.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로 1.5%포인트의 유입률 증가를 이뤘다면, 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는 3~7%포인트 상승을 달성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2월 30일 ‘더 글로리’ 공개와 함께 3.6%포인트 유입률이 증가해 22.9%를 기록했다. 티빙은 2022년 11월 18일 ‘술꾼도시여자들 2’의 공개로 유입률이 7.1%포인트 증가, 32.8%로 집계됐다. 쿠팡플레이 역시 지난해 12월 23일 ‘판타지스팟’을 공개한 뒤 직전 달 대비 유입률이 5.9%포인트 오른 40.6%를 달성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개 효과는 디즈니+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K-컬처를 반영한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며 1년 사이 MAU가 18만명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21일 공개한 ‘카지노’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디즈니+의 2022년 12월 유입률은 42.5%로 직전 달 대비 6.9%포인트 증가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최근 들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토종 OTT가 거대 자본을 구축한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선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은 곧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상황”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제공 모바일인덱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2가상세계 속 시간을 탐구하다

3고령화·저출산 지속되면 "2045년 정부부채, GDP 규모 추월"

4해외서 인기 폭발 'K라면'…수출 '월 1억달러' 첫 돌파

5한국의 ‘파나메라’ 어쩌다...“최대 880만원 깎아드립니다”

6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

7G마켓 쇼핑축제 마감 임박..."로보락·에어팟 할인 구매하세요"

8"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9"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실시간 뉴스

1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2가상세계 속 시간을 탐구하다

3고령화·저출산 지속되면 "2045년 정부부채, GDP 규모 추월"

4해외서 인기 폭발 'K라면'…수출 '월 1억달러' 첫 돌파

5한국의 ‘파나메라’ 어쩌다...“최대 880만원 깎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