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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북미 매출 8.6배 성장…‘내수기업’ 카카오에 무슨 일이?

세계화 전략 ‘비욘드 코리아’ 도입 1년…콘텐츠 약진 ‘뚜렷’
해외 매출 비중 10.2%→19.7% 성장…규모도 221% 급증
카카오엔터·카카오게임즈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도 ‘해외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카카오프랜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 [사진 카카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가 스스로 내건 경영 최대 과제는 ‘글로벌 진출’로 요약된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는 현재 카카오를 중심에 두고 제기되고 있는 ▲문어발 확장 ▲내수기업 ▲쪼개기 상장 등의 비판을 상쇄할 수 있는 ‘전략 카드’로도 꼽힌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10년 먹거리 비전으로 설정한 ‘비욘드 코리아’의 성과가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욘드 코리아는 지난해 3월 리더십까지 변경하며 내건 사업 전략이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당시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비욘드 코리아’를 진두지휘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했다.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달성할 핵심 사업은 단연 ‘콘텐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거래액을 2024년까지 3배 이상 성장시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겠단 취지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대형 게임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카카오는 스토리·게임 사업에 더해 최근에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상 최대치 매출 이끈 해외 사업

카카오는 비욘드 코리아 전략 도입 후 1년간 두드러지는 성과를 달성했다. 카카오가 최근 공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이 기간 해외에서 연결기준 약 1조398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전체 매출(7조1068억원)의 19.7%에 해당한다. 2021년 연결기준 연간 해외 매출 비중이 10.2%에 그쳤다. 1년 만에 9.5%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해외 매출 규모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2022년 해외 매출 규모는 2021년(6324억원) 대비 221% 성장했다.

카카오는 연결기준 2022년 연간 매출의 약 80.3%를 국내 사업을 통해 올렸다. 해외에선 구체적으로 ▲아시아 9165억7947만원(전체 매출 중 12.9%) ▲북미 2804억1691만원(4.0%) ▲유럽 1005억6249만원(1.4%) ▲기타 1011억2255만원(1.4%) 지역에서 각각 매출을 일으켰다.

해외 사업의 성장은 카카오 전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연간 기준 국내 매출은 2021년 5조5042억원에서 2022년 5조7082억원으로 증가 했으나, 연간 실적인 점을 고려하면 큰 변동이 아니다. 그런데도 2022년도 연간 매출은 2021년 대비 약 15.8% 증가한 7조106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성장에 따라 매출 사상 최대치 달성이란 성과가 나온 셈이다.

북미에 터 잡은 카카오

해외 사업 중에서도 북미 지역 약진이 두드러진다. 카카오는 2021년 북미 지역에서 326억122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사이 사업 규모 무려 8.6배(2804억1691만원) 커졌다.

북미 매출 상승을 이끈 기업은 단연 카카오엔터다. 카카오엔터는 그간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북미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인수했다. 타파스(웹툰)·래디쉬(웹소설)·우시아월드(웹소설) 품고, 이를 미국 법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아우르게 했다. 이 같은 사업적 기반을 구축한 뒤, 국내서 성공한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유통 체계를 해외 시장에도 고스란히 이식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10만명의 현지 창작자들과 협업은 물론 노블코믹스(Novel-Comics)·삼다무(3시간마다 무료) 등 자체적인 사업 모델을 도입했다. 카카오엔터가 웹툰·웹소설 분야에서 확보한 오리지널 스토리 지식재산권(IP)는 약 1만개에 달한다.

특히 다양한 영상·음악 콘텐츠의 원천 IP로 활용되는 웹소설·웹툰을 수급하고 유통하는 식의 사업 구조가 독보적인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토리·미디어·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각 사업 영역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마련했다.
카카오그룹 내 콘텐츠 사업 생태계를 이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유통 플랫폼 구축 전략 설명 자료. [제공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이 같은 사업적 구조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유치이자, 국내 콘텐츠 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투자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각각 약 6000억원씩 담당했다.

카카오엔터는 확보한 투자금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에 사용했다. 카카오와 함께 SM엔터와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SM엔터는 이미 전체 매출의 약 6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가 그간 구축한 웹소설·웹툰 제작 능력에 SM의 IP를 투영해 새로운 사업적 접근도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사업과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 제작 매출의 증가가 북미 매출을 높인 요인이 됐다”며 “또 아티스트 공연을 비롯해 매니지먼트·굿즈 매출 증가도 사업 성장을 이끈 원동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 종속회사인 세나테크놀로지 등의 신사업 매출 증가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 밖에도 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한 매출 증대도 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첫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현지 직접 진출을 가속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 인수에 앞서 라오스에 현지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라오스 기업인 엘브이엠씨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 전반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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