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서민희 필립스 옥션 대표, 예술과 일상의 공존 [C-스위트]

[CXO의 방] 필립스 옥션 한국사무소 대표…나란히 ‘竝’, 둘 ‘置’
병치(竝置), 집무 공간서 갤러리로…“작품과 함께 하는 공간”

서민희 필립스 옥션 대표가 한국 사무소 내 작업 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병치’(竝置)…예술과 일상의 공존.

유럽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는 서울 용산구 사운즈 한남. 건물 안으로 난 길을 굽이굽이 걸어가 유니크한 패턴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액자 속 자연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작품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지난 2010년 아이패드로 그린 작품이다.

서민희 대표의 집무실 벽면에 조성된 책장에는 각양각색의 잡지가 놓여져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서민희 필립스 옥션 한국사무소 대표의 방은 마치 자그마한 갤러리 같다. 백지처럼 하얀 방 안에 무늬처럼 들어찬 몇점의 그림과 벽면 책장에 알록달록 놓인 잡지들. 서 대표는 이곳에서 글로벌 본사와 소통하거나 기본적인 업무를 보고 방문객을 맞이하기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꿈 꿀만 한 이 공간은 집무 공간이면서도 때론 갤러리가 된다. 일상과 예술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서 대표는 장장 12년간 주요 경매와 프라이빗 세일 고객 관리를 맡아왔다. 경매 상품 소싱부터 스타 작가 발굴, 경매 프리뷰 준비까지. 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곳이 바로 이 집무실이다.
조지 콘도 작가의 작품, ‘Radiant Person’(2021). [사진 서민희 대표]

방 안에는 지난해 9월 서울을 뜨겁게 달군 아트페어 ‘프리즈’에 출품된 작품이 38억원에 팔려 이목을 끈 조지 콘도의 작품도 걸려있다. 밝은 색조의 호크니 작품과 대조되는 모노톤(흑백)의 색채가 방이 주는 분위기를 더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서민희 필립스 옥션 한국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서 대표가 미술작품을 벽 곳곳에 걸어둔 이유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눈길이 가는 곳에 그림을 걸어두고 늘 함께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세계 3대 미술경매업체인 필립스 옥션에 근무하고 있지만, 그림을 단순히 투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싶지 않다는 서 대표의 소망도 함께 담겼다.

“미술품 투자라는 말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 작품과 집에서 함께 산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우리가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거죠. 그렇게 개념을 바꾸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는 일이 될 겁니다.”

서민희 대표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각종 소품들. [사진 신인섭 기자]

테이블 위 소품, 창가에 놓인 디퓨저에도 디테일이 녹아있다. 나뭇결을 살린 컵, 테이블 뒤로 놓인 굴곡진 형태의 의자들까지. 하나하나의 소품들이 벽면의 작품들과 한데 어우러져 서 대표가 조성한 작은 갤러리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서민희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세계 3대 미술경매업체, 필립스 옥션의 한국사무소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뉴욕주립대에서 미술사 석사 학위를, 이화여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뉴욕의 재팬소사이어티갤러리, 보스턴미술관 등을 거쳐 국내 양대 경매업체인 케이옥션에서 근현대미술 부문 스페셜리스트 및 이사로 근무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2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3빙폭을 타는 사람, 한계를 넘어서다

4전국 삼겹살 가격, "제주도 제일 비싸네"

5자영업자 대출, 1112조 돌파...코로나 후 50% 늘었네

6‘감칠맛’ 찾는 소비자 덕…식품 시장 조용한 강자된 ‘이것’

7“디자인 왜 이래?” 현대차·기아 운명 바꿨다

8경기권 학생 비중 늘어나는데…의대 진학 역차별 벌어지나

9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실시간 뉴스

1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2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3빙폭을 타는 사람, 한계를 넘어서다

4전국 삼겹살 가격, "제주도 제일 비싸네"

5자영업자 대출, 1112조 돌파...코로나 후 50% 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