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 저고용’ 구조 가속화…대기업, 연봉 늘고 고용 줄고
대기업 인건비 2조 증가했지만 고용 4500명 감소
CXO연구소, 주요 대기업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조사
1년새 임직원 인건비 가장 많이 늘린 곳…현대자동차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120곳의 지난해 임직원 인건비가 전년 대비 2조원 넘게 증가한 반면 고용은 5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늘고 고용은 줄어,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1인당 평균 연봉은 6%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0일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년~2022년 4개년 인건비, 고용, 평균 연봉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2개 업종별 매출 TOP 10에 포함되는 총 120개 대기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20곳 대기업의 작년 기준 임직원 숫자는 77만 2068명이다. 이는 2019년 이후로 가장 적은 숫자다. 지난 2019년 77만 9365명이던 임직원 수는 2020년에는 77만 5310명으로 1년 새 4055명(0.5%↓) 줄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77만 6628명으로 전년 대비 1318명(0.2%↑) 많아졌으나, 지난해는 이전해보다 4560명(0.6%↓)이나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고용은 1년 단위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고용이 파도처럼 요동치는 것과 달리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규모는 꾸준히 높아졌다. 120개 대기업에서 지급한 임직원 총 인건비는 2019년 64조 3282억원→2020년 66조 2873억원→2021년 74조 7720억원→2022년 77조 173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재작년 대비 지난해 인건비는 3.2% 수준으로 높아졌다. 금액으로 보면 인건비 지출 금액이 2조 4011억원 넘게 많아졌다. 이는 산술적으로 연봉 1억원을 2만명 이상에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의 인건비 규모다. 1년 새 인건비가 2조원 넘게 많아졌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거꾸로 4500곳 이상 감소했다.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이번 조사 대상 120개 대기업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101곳이었다. 고용을 한 명이라도 늘린 업체는 120곳 중 80곳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120곳 중 30곳은 고용이 줄었는데도 인건비는 되레 증가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자동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임직원 급여 총액은 2021년 6조 8872억 원에서 지난해 7조 6487억 원으로 커졌다.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7615억 원(11.1%↑)이나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21년 3조 3379억 원에서 2022년 4조 601억 원으로 1년 새 인건비가 7221억 원(21.6%↑) 증가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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