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입은 해리포터?”...가짜 세상 속 인간의 역할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인공지능 시대와 영상의 미래...창조적 질문으로 주문하는 건 인간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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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데몬플라잉폭스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4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했다. 제작 과정은 이렇다. 우선 챗 GPT를 사용했다. 데몬플라잉폭스는 챗 GPT에게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10명의 등장인물을 뽑아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등장인물에게 발렌시아가풍의 옷을 입히기 위해 챗 GPT에 기발한 질문을 했다.
“20년 경력의 발렌시아가 패션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고 10명의 해리포터 등장인물에게 발렌시아가의 독특한 옷을 입히고, 패션쇼가 될 수 있도록 하면서 각 등장인물과 스타일링을 기술하라. 그런데 이 패션쇼는 1990년대라는 걸 명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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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영상은 기존 발렌시아가 패션쇼 영상에 등장하는 모델에 딥페이크를 적용해, 해리포터는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볼이 움푹 파인 패션 모델 같은 이미지로 변환돼 원래 영화 속 이미지와는 다소 다르지만, 누가 봐도 성인이 된 해리포터다. 아동 대상의 판타지 영화로 순수한 이미지의 해리포터가 차가운 성인 취향의 발렌시아가 이미지와 결합되어 낯설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나타낸다. 심지어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에 우려를 표한 일론머스크 조차 트위터에 이모티콘으로 감동을 표현했을 정도다.
변화 준비하는 디지털 영상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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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에게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분은 디지털 영상뿐 아니라 모든 분야야 마찬가지지만)이 필요하다. 매우 구체적인 질문일수록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지식을 편집하고 최적의 해법을 제안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의 특성상, 원하는 것에 가까운 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생각 속도가 제작 속도인 시대가 됐다. 과거 수일, 혹은 수주가 걸리던 작업이 이제는 생각 속도만큼 빠른 시간에 완성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또 지금껏 밈영상은 질이 다소 떨어 지거나 설명적 영상이 많았지만, 다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밈영상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노력도 덜어주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혹은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응하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의 반응속도 또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일반인도 영상 전문가 수준의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작비가 거의 들지 않고 인터넷에 널려있는 수준 높은 영상 데이터 베이스가 있다 보니, 아이디어만 있으면 세계적인 감독 수준의 영상 제작이 가능해진다. 즉 제작 기술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 차원에서는 컴퓨터를 다루듯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스킬도 매우 중요해진다.
가짜 뉴스 생성하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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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이고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미지 조작도 빠른 속도로 쉽게 일어난다. 문제는 사후에 가짜나 조작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미 만들어진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또 들어 간다는 것이다. 결과물이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누구나 즉각적으로 쉽게 파악하고 공유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노력의 질과 양을 효율화 시켜준다. 그만큼 인간이 생각하는 시간을 줄여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생각하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또 인간은 자신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불편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더 훌륭한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한 창조적 질문을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람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소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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