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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겪는 카드사…새 활로는 ‘데이터 사업’

[카드사, 이제는 데이터다 ] ① 고객 정보 분석해 개인·기업에 양질 정보 제공
금리 변동만으로 5대 카드사 1Q 순이익…전년 동기 比 1076억원↓
“아직 데이터 수익 크지 않지만 미래 수익처 될 수 있다”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사진 신입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카드사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 모델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는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사의 실적에 타격을 줬다. 앞으로도 카드사 본업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서면서 다른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서 카드사 데이터 상품 인기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과 소상공인,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미 카드사들의 데이터 정보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5월 17일 기준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데이터 정보 공급 상위 기업과 인기 상품에는 모두 카드사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공개된 신한카드의 ‘코로나 19에 따른 카드소비동향(결제건수)’ 조회수는 총 1만9413건으로 전체 데이터 상품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조회수 1위부터 10위 상품 중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의 상품이 총 8건이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 750개 데이터 상품을 등록했고, 무료상품만 633건에 달한다. 

신한카드는 3000만 회원을 바탕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만 아니라 신한플레이(pLay) 앱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카드회원과 가맹점, 법인 등에 시장분석 정보를 제공 중이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연구소 등에도 소비자 정보를 분석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카드사들, 데이터 관련 인가 획득에 박차

카드사들은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비씨카드 등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돼 본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금융사만 아니라 비금융사 간의 데이터를 익명 또는 가명 정보 형태로 받아 결합하는 기관을 말한다. 이에 카드사가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 기존의 데이터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얻게 되면서 시장 분석만 아니라 카드 상품 출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분에 발빠르게 움직인 카드사는 BC카드다. BC카드는 금융위로부터 지난해 12월 8일 최초의 국가 지정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지정 받았다. 현재 BC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본허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면허 등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모두 획득한 유일한 금융사다. 

마이데이터는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재무 현황·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등 자산·신용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개인사업자 CB는 데이터를 통해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하는 사업이다. 

삼성카드도 올해 초 마이데이터 예비인가를 받은 후 4월 28일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지난 2월에는 금융위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이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경쟁사들이 마이데이터에 진출한 만큼 삼성카드도 빠르게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5대 카드사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

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최근 카드업계의 실적 부진과도 연관이 높다.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국내 5대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6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6억원(18.9%)이나 감소했다. 

카드사의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했고, 특히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비용 확대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카드사들은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초 연 2%대에 머물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6%를 돌파한 바 있다. 고금리 영향에 올해 1분기 5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년 동기 대비 0.4%p 높아졌다. 이에 5대 카드사의 1분기 대손비용은 7665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66.4%(3058억원) 증가했다.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교류도 확대

삼성카드가 4월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NICE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데이터 얼라이언스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카드]

카드사들은 아직은 데이터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향후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이 시장으로의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다른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4월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나이스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데이터 얼라이언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참여사들은 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 상품을 기획·판매하고 민간 영역과 정부·공공기관·지자체 등의 데이터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5월에는 신용정보회사 나이스그룹이 통신·은행·카드·문화·유통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과 ‘디지털라이프 데이터 댐’ 사업을 시작했다. 데이터 댐은 이종산업 간 가명정보를 활용·결합하는 인프라를 말한다. 카드사 중에는 위원사로 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가 참여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등 본업에서의 수익 확보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 방법으로 데이터 사업이 꼽히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카드사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사업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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