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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로봇에 꽂힌 까닭은?[이코노Y]

국내 이동통신 3사, 최근 로봇 시장에 공들여
순찰·서비스 로봇 등에 자사 기술 도입

U+서빙로봇 모습 [사진 LG유플러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로봇 서비스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포화 사태인 국내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로봇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자체 보유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제조업체 뉴빌리티, SK그룹 보안전문회사 SK쉴더스와 협업해 자율주행 순찰로봇 개발·사업화에 나선 상태다. 자율주행 AI 순찰로봇은 자율주행 로봇이 지정된 구역을 계속 움직이며 모니터링하고 특이사항을 감지하면 관제센터에 보안요원을 출동시키는 보안·경비 서비스다. 

3사는 SK텔레콤의 AI 영상인식·전송기술을 뉴빌리티가 보유한 자율주행 로봇기술과 원격관제 솔루션에 적용하고 SK쉴더스의 보안솔루션·영업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 AI 순찰로봇’ 서비스의 효율성을 점검하고 상용 서비스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3사는 24시간 모니터링 수요가 있고 CCTV 사각지대가 많은 학교, 공장,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순찰로봇 시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뉴비를 가성비 있는 순찰로봇으로 업그레이드해 조기 채택의 걸림돌인 가격 부담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AI로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AI로봇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AI로봇키트는 업계 최초로 로봇에 부착하는 키트 형태다. 컴퓨터, 전후방 카메라, 5G모뎀, 스피커, 마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전후방 카메라의 영상을 고화질로 전송하여 AI영상분석에 따른 로봇의 임무 수행과 원격 제어를 지원한다.

KT는 최근 차세대 AI 서비스로봇 2종을 선보였다. 해당 로봇은 각각 베어로보틱스와 LG전자에서 제작한 모델로, 기존 모델에서 주행 안정성과 마케팅 활용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로봇 2종 도입을 통해 KT는 총 5종의 AI 서비스로봇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베어로보틱스의 AI 서비스로봇 차세대 모델은 주행 안정성 강화, 대형 무게 반응형 트레이, 높낮이 조절 가능한 4단 트레이 제공으로 반찬과 국물요리가 많은 국내 매장에 특화됐다. 또 10.1인치 디스플레이, LED·매트릭스 LED 제공으로 홍보와 안내 등 마케팅 활용도를 높였다.

LG전자의 AI 서비스로봇 차세대 모델은 6개의 독립 서스펜션, 라이다·3D 카메라를 통해 주행 안정성을 개선했으며 디스플레이에 원하는 안내문구를 노출시키는 고객 안내모드를 이용하면 안내로봇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매장에 제공되는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를 통해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10.1인치 디스플레이에 재생할 수 있어 매장 홍보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차세대 AI 서비스로봇 2종은 최적화된 서스펜션 구조와 완충 장치를 사용해 울퉁불퉁한 타일 바닥이나 요철 등이 존재하는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음식과 음료를 나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운영해도 이상이 없도록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KT는 이번 차세대 AI 서비스로봇 출시를 계기로 서비스로봇의 보급을 실내 골프장, PC방, 소형 부품 공장 등으로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 서비스로봇 모습 [사진 KT]

LG유플러스도 최근 LG전자의 신형 서빙로봇 ‘클로이 서브봇’을 활용한 ‘U+서빙로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U+서빙로봇은 클로이를 활용해 매장 운영효율을 높이고, 소상공인과 요식업 점주 등 소호(SOHO) 고객 경험혁신을 위해 출시한 서비스다. 경로를 설정해 두면 클로이 로봇이 AI와 카메라로 장애물을 피해 음식과 물건을 안전하게 배송한다.

LG유플러스는 U+서빙로봇 모바일 앱도 개발 중이다. 기존 서빙로봇 서비스에서는 로봇의 배터리 잔량과 활동량 등 기초적인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U+서빙로봇 앱을 이용하면 특정 테이블과 퇴식장소·대기장소·충전장소 등 필요한 곳에 원격으로 로봇을 보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서빙로봇 서비스가 음식을 서빙하는 요식업은 물론 식음료 판매가 많은 PC방·스크린골프장, 식음료를 제공하는 호텔·리조트 등 숙박업에서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로봇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로봇 산업이 향후 미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2024년 122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국제로봇연맹(IFR)은 서비스 로봇 시장이 연평균 23%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KT 경제경영연구소는 2025년까지 국내에 23만대의 로봇이 보급되고 2조8000억 원 규모로 시장이 성장하며, 제조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시장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로봇 역시 통신을 기반으로 움직이기에 통신사 입장에서는 통신 플랫폼을 확장할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통신사들이 로봇 기술 관련 MOU 등을 체결하는 것은 이미 포화된 지 오래인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로봇 관련 통신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일종의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통신 부문이 중요한 분야”라며 “아직은 로봇 보급이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향후 로봇이 대중화 됐을 경우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 기술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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