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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딸·아들·사위 전면에…SD바이오센서 가족경영 눈길

장녀 조혜임·장남 조용기, 핵심계열사 임원
VC 심사역 출신 사위, SDB인베 상무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 58% 육박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SD바이오센서)는 창업주인 조영식(61) 회장과 그의 2세들이 사실상 가족경영을 하고 있다. 장녀는 SD바이오센서, 장남은 바이오노트(377740), 사위는 SDB인베스트먼트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조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아직까진 오너인 조 회장이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찌감치 2세들이 알짜 계열사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승계 작업에 한창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과 아내 유복순(61) 시크리티스 대표 슬하의 두 자녀(1남1녀)는 조혜임(36) SD바이오센서 전무와 조용기(34) 바이오노트 이사다. 조 전무의 남편이자 조 회장의 사위인 김정훈(38) 씨는 SDB인베스트먼트 상무로 재직 중이다. 이들이 3개사는 19개에 달하는 SD바이오센서 계열사 중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통한다. 지난해 기준 3개사의 자산 규모만 4조7000억원에 달한다. 

3인3색 자녀들…마케팅·영업·투자 총괄

두 자녀와 사위의 역할분담은 명확하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딸은 SD바이오센서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컴퓨터학과를 나온 아들은 바이오노트의 국내영업을 담당한다. 삼성리서치 출신의 사위는 투자은행(IB)업계에서 쌓은 인수합병(M&A) 경험을 살려 그룹의 굵직한 투자를 집행한다. 조 회장이 이끌고 자녀들이 밀어올리는 형태다. 

조혜임 전무는 1987년생으로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다. 조 전무는 2013년 5월 26세의 나이로 SDB인베스트먼트(당시 범진종합관리) 마케팅부문 이사로 입사했다. SD바이오센서로 적을 옮긴 뒤 2021년 상무, 지난해 전무로 고속승진했다. 현재 마케팅총괄 전무로 활동하고 있다. 동생인 조용기 이사는 1989년생으로 충남 금산의 중부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했다. 27세였던 2016년 4월 바이오노트에 입사해 2022년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 진단시약S&M부문 국내영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두 자녀는 핵심 계열사 지분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조 전무는 SD바이오센서 지분 0.12%, 바이오노트 지분 1.57%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 이사는 바이오노트 지분만 1.57% 쥐고 있다. 특히 2015년 당시 계열사였던 이랩(eLab) 지분 50%를 조 전무가, 49%를 조 이사가 나눠 가지면서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랩은 동물진단용 항원·항체 공급업체로 바이오노트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실적을 쌓다가 지난해 3월 청산됐다. 

조 회장의 사위인 김정훈 상무는 1985년생으로 삼성전자 리서치 책임연구원 출신으로 벤처캐피탈(VC) 인터베스트를 거쳐 SD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SDB인베스트먼트는 2007년 설립된 범진종합관리가 모태로, 2013년 조 회장 인수 후 로토루아홀딩스, 이노센스 등의 이름을 거쳐 현재의 간판을 달게 됐다. 직원 수는 6명으로 사실상 조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평가된다. 

김 상무가 재직한 심사역으로 인터베스트는 그룹과 인연이 깊다.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의 오랜 투자자로 자리잡으면서다. 인터베스트는 SD바이오센서에 지난 2014년, 바이오노트에 2017년 첫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만 SD바이오센서 130억원, 바이오노트 300억원에 달한다. 

인터베스트는 2017년부터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투자조합’ ‘인터베스트 4차산업혁명 투자조합II’ 등의 펀드를 통해 총 3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DB인베스트먼트가 2개 조합에 각각 34억원, 2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작년말 바이오노트 상장 당시 맺은 자발적 보호예수가 지난 3월 해제됐지만, 현재도 여전히 지분 11.64%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SDB인베스트먼트로 적을 옮긴 뒤 김 상무는 본격적으로 투자를 집행해왔다. 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S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SD바이오센서·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 씨티씨바이오, 씨티씨백 등 제약·바이오 M&A와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섰다. 

사실 계열사 주주 명단을 보면 두 자녀 외에도 친인척들의 이름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SD바이오센서의 경우 나윤경(0.12%), 김성호(0.04%), 조용호(0.04%), 성주환(0.03%), 권오찬(0.01%), 장혜영(0.01%) 등 6명의 이름이 올라 있는데 모두 조 회장의 친인척이다. 조 회장의 외사촌의 배우자인 성주환 씨는 바이오노트 지분도 0.16%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친인척, 관계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를 보면 SD바이오센서는 58.26%, 바이오노트는 66.89%에 달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자녀들은 회사에 자주 출근하며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둘의 성격이 정반대여서 내부 평가도 각기 다른 편”이라며 “조 회장의 나이가 60대 초반이어서 아직 퇴임할 나이는 아니지만, 한 차례 경영권을 잃었던 경험 탓에 일찌감치 승계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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