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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1호 전시주최 회사 ‘메쎄이상’…다음 목표는 글로벌 마이스 기업 [E-마이스]

다양한 행사 포트폴리오 자랑…기계·의료·환경 등 20여 개 분야 담당
설립 때부터 IT 전담조직 운영…캠핑 열풍 예측, 관련 행사 확대

메쎄이상의 대표적인 B2C 전시회 중 하나인 반려동물 전문 전시회 ‘메가주(Mega Zoo) 일산’ [사진 메쎄이상]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국내에서도 인포마(Informa), 리드 엑시비션스(Reed Exhibitions) 같은 수조 원대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마이스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전시 전문 회사 ‘메쎄이상’의 조원표(사진) 대표는 “이제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됐다”며 밝힌 목표이자 포부다. 그는 “‘상장 1호’ 마이스 기업 타이틀은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과정일 뿐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며 “우수 인재 영입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국내외 기업과 행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전시 전문 회사(PEO) ‘메쎄이상’이 지난 3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전국 5000여 개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기업 중 ‘최초’이자 ‘유일한’ 상장 회사다. 정부·지자체 등 공공 주도로 성장해 온 마이스 산업이 민간 투자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선 메쎄이상이 45년 K-마이스 산업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8년 전자상거래회사 전시사업부로 시작


메쎄이상은 연간 66건(2022년 12월 기준)의 전시·박람회를 여는 민간 전시 전문 회사다. 2008년 건축·인테리어 전시회 ‘경향하우징페어’를 164억원에 인수한 B2B 전자상거래회사 이상네트웍스 전시사업부로 시작, 지금은 국내 600여 개 전시 전문 회사 가운데 연간 가장 많은 행사를 여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메쎄이상은 지난해 매출 372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 전시사업 진출 13년 만에 올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3건이던 행사가 3년 새 66건으로 50% 넘게 늘면서 매출(324억원)은 15%, 영업이익(75억원)은 11% 증가했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전국 전시장이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되면서 업계 전체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은 2020년에도 메쎄이상은 흑자(19억원) 행진을 이어갔다. 행사 품목, 개최 시기와 장소 등 행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간 것이 주효하면서다.

조 대표는 메쎄이상의 최대 강점으로 다양한 행사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메쎄이상이 소유한 60건이 넘는 전시·박람회는 건축·인테리어, 기계, 의료, 환경, 보안, 화학, 부동산, 호텔, 농업, 영유아 등 품목과 분야가 20여 개에 달한다. 경향하우징페어와 코리아빌드, 치안산업대전, 고카프(캠핑·레저), 케이펫·켓페어(반려동물), 코베(유아용품) 등은 관련 업계가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첫손가락에 꼽는 대표 행사들이다. 조 대표는 “행사가 특정 품목과 분야에 집중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하지만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면 특정 행사 실적이 다소 줄더라도 다른 행사로 메우는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꼽은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웬만한 IT(정보기술) 기업에도 밀리지 않는 기술력이다. 메쎄이상은 전시 회사로는 이례적으로 설립 때부터 내부에 IT 전담조직(정보전략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전략실에 소속된 IT 전문 인력만 30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 110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보전략실은 각종 데이터를 수시로 분석해 실무부서에 최신 시장 동향과 마케팅 소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쎄이상이 여는 모든 행사의 출품업체와 바이어 DB 관리는 물론 링크온비즈, 쭈쭈쭈, 코베앱 등 오프라인 전시회와 연계해 운영 중인 온라인 B2B 플랫폼도 정보전략실이 직접 개발부터 운영을 맡고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3년 전 발 빠르게 캠핑 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에도 캠핑 열풍을 예측한 정보전략실의 빅데이터 분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현재 정보전략실의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신규 론칭을 준비 중인 행사만 10여 건”이라고 소개했다.

10월에 개장하는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비즈니스 복합단지 전경. 메쎄이상은 올해부터 킨텍스와 함께 IICC를 20년간 운영한다. [사진 메쎄이상]

컨벤션으로 사업 확장… 인도 등 해외 시장 공략

전시·박람회에 집중된 마이스 사업은 컨벤션 분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각종 국제 콘퍼런스, 포럼 등 컨벤션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전시·박람회의 브랜드 인지도 등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 내부에 TF팀을 꾸려 장기적으로 50~60명 규모 전시사업부만큼 컨벤션 부문 조직을 키운다는 목표도 세웠다.

컨벤션 사업 확장과 함께 주목하는 분야는 ‘콘펙스’(ConfEx)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처럼 전시회와 병행해 수십, 수백 건의 국제 포럼, 콘퍼런스, 전문 세미나를 동시 개최하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현재 전시·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 분야부터 국제 콘퍼런스와 포럼, 세미나 등 컨벤션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반려동물 전시회인 케이 펫과 켓 페어, 캠핑·레저 전시회인 고카프, 유아용품 행사인 코베 등 B2C 행사도 컨벤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B2B 행사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준비해 온 해외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킨텍스와 공동으로 20년 운영권을 수주한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가 착공 4년여 만인 올해 10월 초 1차 개장하면서다. 킨텍스와 55억원을 공동 출자해 서남아 마이스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현지 법인(키넥신 컨벤션 매니지먼트) 설립도 마친 상태다. 

인도 정부가 뉴델리 남서부 드와르카에 서남아 최대 규모로 건립 중인 IICC는 전체 규모가 킨텍스의 3배가 넘는 30만㎡(전시장 24만㎡·회의장 6만㎡)에 달한다. 현재 9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IICC는 올 10월 전체 시설 중 12만㎡(전시장 6만㎡·회의장 6만㎡)가 1차 가동에 들어간 뒤 연말께 완전 개장할 예정이다. 2020년 수원역에 400억원을 투입해 수원메쎄 전시장을 건립한 메쎄이상은 IICC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외에 걸쳐 직접 운영하는 전시장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민간 전시주최사가 된다.

조원표 대표는 “인구 14억의 거대 시장인 인도를 비롯해 서남아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 현지 마이스 기업과 행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단계적으로 IICC 시설 운영, 전시컨벤션 등 행사 개최 외에 전시부스 디자인과 물류, 홍보·마케팅 등으로 해외 마이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 [사진 메쎄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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