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웨이브, 올해 IPO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
1200억원 영업손실에 추가 유상증자 단행
CB 만기 연장 논의…IPO 의무 달성 불투명
티빙-웨이브 합병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상장 추진을 목표로 하는 웨이브가 자금 수혈을 추진하고 티빙과의 합병을 고려하는 등 기업 가치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벌어진 적자 늪을 메꾸기 위한 ‘심폐소생’으로 궁극적으로 기업공개(IPO) 성공이라는 과제를 위한 초석으로 해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SK스퀘어 자회사 SK스퀘어아메리카로부터 250억원 규모 유상 증자를 단행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이번 자금으로 해외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웨이브의 IPO를 위한 준비로 해석되는 이유는 출범 당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조건 때문이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 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사모 CB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투자 유치 조건은 5년 이내 IPO 의무사항이었다.
웨이브는 4년 이내 상장 작업 착수, 5년 이내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목표를 앞둔 셈이다. 2024년 11월까지 상장을 완료하려면 올해 11월까지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의무사항을 지키지 못하면 웨이브는 CB 만기상환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당장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웨이브로서는 IPO에 성공해야 한다.
웨이브는 현재 적자폭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도 손실 558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2021년 콘텐츠 원가비 1452억원에서 지난해 2111억원으로 증가해 지출한 것이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작·수급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지만 포화된 시장과 경쟁 과열로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티빙과의 합병설이 다시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간 티빙과 웨이브 사이에는 여러 번의 합병 논의가 오갔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분산을 막고 유의미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논의였다.
티빙의 상황 역시 웨이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티빙은 KT와 협력해 시즌을 인수하고 국내 OTT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1192억원, 전년도 762억원에 이어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합병설이 불거졌을 때 CJ는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티빙의 적자폭이 커지며 매각 카드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 상황에서 웨이브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CB 상환 연기에 대한 논의도 오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브 관계자는 “주주사와 투자사들과의 협의중인 것은 맞다”며 “결론이 난 것은 없지만 기업 가치가 높을 때 IPO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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