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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폭염’ 예고에 여름株 들썩…‘아이스크림’ 웃고, ‘반도체’ 울까

빙과류·식음료·선풍기 제조사 5월 주가 급등
빙그레 13%, 위니아 25%, 흥국에프앤비 19% 껑충
수력발전, 공업용 전기 의존하는 中 반도체·농업 긴장

엘니뇨 영향으로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되면서 증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엘니뇨 영향으로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되면서 증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냉방기와 빙과류, 음료 등 여름철 관련 종목들이 이달 큰 폭으로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이상 고온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 전역에 나타나고 있어 중국 산업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이스크림·맥주 등 여름 수혜주 ‘함박웃음’, 에어컨 업체도 ‘쌩쌩’

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른 더위에 빙과류·식음료·선풍기 제조사 등 여름 관련주들이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빙과류 대장주로 꼽히는 #빙그레 주가는 5월 1일부터 전날까지 13.61%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일 종가는 5만800원으로 전날보다 1.20% 올랐다. 

빙그레는 이른 더위에 한 달 새 시가총액이 약 1000억원 늘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일 기준 빙그레 시가총액은 5004억원이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체감온도 50도를 기록하고 있는 동남아에서 빙과 소비가 확대되며 수출 실적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빙그레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 냉동 제품 수출 비중은 18.6%를 기록하며 크게 증가했다”며 “동남아 시장에서 빙그레의 아이스크림은 로컬 제품과 비교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으로 브랜딩이 잘 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해외 유통을 담당하는 중국, 미국, 베트남 법인을 보유하고 있어 수출 실적 증가 및 수출 매출 비중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에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반영되며 냉장 및 냉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라거 신제품 ‘켈리’가 한 달여 만에 100만 상자 넘게 판매됐다. [사진 하이트진로]
빙과뿐 아니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맥주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면서 #하이트진로도 이달 들어 주가가 6.97% 상승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출시한 라거 신제품 ‘켈리’가 한 달여 만에 100만 상자 넘게 판매되면서 올여름 판매량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켈리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기용하고 테라에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펼치며 관련 비용 지출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매출 성장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올해 매출액은 2조5897억원, 영업이익 1637억원을 전망했다.

과일 농축액, 커피 베이스 등을 만드는 #흥국에프엔비 주가는 이번 달 내내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이달 들어 주가는 19.80% 상승했다. 

IBK투자증권은 “흥국에프엔비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9억원, 31억원을 기록해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및 우호적인 날씨 영향으로 흥국에프엔비(본업) 실적 개선 폭이 컸고, 자회사 테일러팜스도 양호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에어컨 업체를 비롯해 소형가전업체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에어컨 제조업체인 #위니아는 같은 기간 주가가 25.65% 뛰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 강자인 #파세코는 이달 들어 주가가 2.81% 올랐고, #롯데하이마트는 4.33% 상승률을 보였다. 

이상고온 현상에 반도체 산업 긴장…“저수지 마르면 생산 차질 빚을수도”

폭염이 수력 발전에 공업용 전기를 의존하는 중국 남부 지역 반도체 산단이 전력 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처럼 국내에선 여름철 수혜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반면, 글로벌 주식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아시아권 전역에 이상고온 현상이 퍼지면서 산업·농업·반도체 종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를 펄펄 끓이고 있는 폭염이 수력 발전에 공업용 전기를 의존하는 중국 남부 지역 반도체 산단이 전력 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단 것이다. 또 대량의 용수를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은 저수지가 마를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위험성이 제기된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매년 이맘때쯤 중국에서는 폭염, 폭우 등 기상이변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실생활에도 영향이 크지만 더 나아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하기 힘든 변수”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농산물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이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전력난 부족을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며 “전력 수급 비상인 쓰촨성 일대 반도체 가동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 3년 동안 라니냐로 인해 지구 기온 상승에 일시적 제동이 걸렸는데도 우리는 기록상 가장 따뜻한 8년을 보냈다”며 “엘니뇨 발생 시 온난화는 가속화하고, 지구 기온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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