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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됐던 펫보험시장에 활력소된 '이 상품'[이코노 인터뷰]

[왜 ‘펫보험’ 주목하나] ③ 이은주 메리츠화재 장기상품개발파트 부장 & 장재형 과장 인터뷰
슬개골·피부질환 보장 탑재한 펫퍼민트, 인기↑
‘낮은 인식도’ 숙제...새 혁신 가미 고민

메리츠(Meritz)화재해상보험(주) 장기상품개발파트 이은주 부장(왼쪽)과 장재형 과장이 반려동물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국내 펫보험(반려동물 보험)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시기는 2018년이다. 당시 메리츠화재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단골 질환인 ‘슬개골 탈구’와 ‘피부질환’ 보장을 담은 장기 펫보험 상품 ‘펫퍼민트’를 내놨고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던 펫보험시장에 메리츠화재가 신상품 하나로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이은주 장기상품개발파트 부장(리더), 장재형 장기상품개발파트 과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리츠화재가 펫보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던 비결과 함께 이들이 생각하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과제 등을 들어봤다.
 
메리츠 펫보험, 뭐가 달랐나 

펫보험은 2008년 처음 등장했지만 손해율 문제로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못해왔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2018년 펫퍼민트를 출시하며 펫보험 인기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8년 12억원 수준이던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기준 280억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중 메리츠화재는 총 225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 78.3%의 시장점유율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Q. 메리츠화재가 타사보다 더 빨리 펫보험시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다면.

A. 지금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 자체가 커지면서 시장이 뜨거운 편인데 사실 5~6년 전만해도 그 정도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향후 이 시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여겨 우리가 선제적으로 움직인 측면이 있다. 

Q. 2018년 출시한 펫퍼민트는 기존 펫보험 상품과 어떤 점이 달랐나.

A. 펫퍼민트 상품의 핵심은 이전 펫보험에서는 보장하지 않았던 ‘슬개골 탈구’와 ‘피부질환’ 등의 진료를 보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이유로 펫보험에 이 진료 종목들을 탑재하지 않았다. 또 기존 펫보험은 1년 단위로 가입해야 하는 단기형 일반보험 상품이라 질병 이력에 따라서 이듬해 가입이 거절되곤 했다. 그래서 펫퍼민트는 가입 후 반려동물의 나이 만20세까지는 가입자가 계약을 갱신하면 계속 보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Q. 펫보험 개발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펫보험에 양육자들의 정서가 잘 반영돼 있는지를 중시했다.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들만을 모아 1년 넘게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고 마케팅 부서에서도 반려동물을 오래 키웠거나 키우는 사람들만 채용했다. 또 반려동물의 질병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수의사를 고용했다. 수의사들만큼 동물들의 질병과 치료 정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지 않나. 일본의 한 보험사에는 펫보험 관련 수의사만 150명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모여야 최적의 펫보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 메리츠화재]

Q. 펫보험 상품 개발이나 판매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나.

A. 과거에 펫보험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부정적인 이용 경험을 주변에 전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펫보험은 나쁘다’라고 인식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펫보험 영업 과정에서 느낀 점인데 소비자들은 ‘펫보험으로 보상을 잘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다. 또 고령층 혹은 남성분들은 펫보험의 존재 자체를 아예 몰랐다. 

Q. 해결책이 있을까.

A. 저희는 지금 당장 펫보험 가입자를 한 두명 더 늘리는 것보다 인식도 자체를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앓을 수 있는 질병, 질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동물 건강에 대해 적극 알리고 가입자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보험상품에 대한 인식도도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인식도를 바꾸는 일이 짧은 시간에 될 일은 아니다.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

‘펫보험 인식’ 바꾸는 게 급선무 
메리츠(Meritz)화재해상보험(주) 장기상품개발파트 이은주 부장이 반려동물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신인섭 기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0.8%에 그쳤다. 스웨덴(40%), 영국(25%), 노르웨이(14%) 등 주요 유럽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이웃나라 일본(16%)과도 격차가 크다. 

Q. 인식도가 낮아서인지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0.8%에 그치고 있다.

A. 국내에서 펫보험시장이 성숙해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다만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 중이고 양육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어 가입률이 상승세를 타고 성숙기에 접어들면 성장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본다. 일본도 가입률이 10%를 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후에는 성장속도가 빨랐다.

Q. 펫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A. 펫보험은 설계사를 통한 가입보다 온라인에서 비교해보고 간편 가입하는 수요가 훨씬 많은 상품이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인(人)보험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영업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보험상품은 광고 문구 등 심사가 매우 까다로워 심의에 매우 긴시간이 소요된다. 2018년 이후 보험사들이 펫보험 출시에 적극 나서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스크를 줄여줘야 상품 출시가 활성화되고 시장도 커질 수 있다고 본다.

Q. 펫보험 관련, 앞으로의 계획은?

A. 대고객 소통을 중점적으로 늘려나가면서 펫보험 인식을 바로잡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상품이나 서비스적인 부분에서도 저희가 계속 업계 선두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펫보험에 혁신을 가미할 수 있을까'하는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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