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IPO 잔혹사…큐라티스‧프로테옴텍 흥행 참패
완전 자본 잠식 상태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50% 오버행 물량 우려
적자 및 성장성 입증 실패가 발목 잡아
“고평가 벗어나 적정한 기업가치 찾아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바이오 기업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적자인데다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등이 투자 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기업이 내세운 미래 성장성 등이 투자자들에게 설득력을 갖추기 어려운 모양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은 각각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큐라티스 경쟁률은 52.89대 1, 프로테옴텍 경쟁률은 94.1대 1에 그쳤다. 최근 수요 예측에서 흥행한 모니터랩(434480)(1715:1) 트루엔(417790)(1689:1), 기가비스(420770)(1670:1)에 비해 두 자릿 수를 기록했다.
큐라티스 공모가는 희망 공모 범위(6500원~8000원) 하단보다 2500원 밑도는 4000원으로 결정됐다. 적자 바이오 기업인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최대 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공모 금액도 14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번 수요 예측에는 전체 공모 물량의 75%인 262만5000주 모집에 총 435건의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절반(51.03%)이 희망 공모가 하단인 4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큐라티스는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공모 금액이 줄었지만 임상 비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2022년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251억31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올해 1분기에도 -305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큐라티스 영업손실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연구 개발, 공장 건설, 인건비 등 투자 비용이 상당해서다. 지난 2019년 94억원, 2020년 132억원, 2021년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바이오 기업이 흥행할 정도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적자인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백신 자체가 다른 치료제분야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큐라티스도 본격적인 실적을 내는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은 결핵 백신 개발 목표 시점이다.
한편 큐라티스는 지난 5일과 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오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다.
프로테옴텍, 올 1분기 영업손실 2억원
프로테옴텍도 상장을 준비하면서 몸값을 세 번이나 낮췄지만 그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프로테옴텍은 알레르기 다중진단 키트인 ‘프로티아 알러지 Q-128M’ 등이 주력 제품인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프로테옴텍이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했을 당시 제시한 희망 공모 밴드는 7500원~9000원이었다. 이는 6700원~8200원으로 낮아진 이후 최종적으로 5400원~660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프로테옴텍은 지난 5월 31일~6월 1일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4500원에 결정했다. 이는 희망 공모 범위(5400~6600원) 최하단보다 16.6% 낮은 수치다. 기관 투자자들의 87.52%가 5400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 냈다. 총 공모 금액도 최대 목표 금액이었던 132억의 절반 수준인 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도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프로테옴텍은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실적 전망치를 낮췄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프로테옴텍은 2021~2022년 흑자를 냈지만, 올 1분기 영업손실 2억1900만원, 당기순손실 1억2600만원을 냈다. 실적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올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아 수요 예측 흥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절반(50.4%)에 달해 오버행 우려도 있다. 해당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 상장일로부터 1개월 이후 상장 예정 주식 수의 8.41%(111만8013주)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앞서 큐라티스도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바이오 투자 심리가 돌아오지 못했다는 평가다. 프로테옴텍은 오는 7~8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바이오 기업들이 공모가를 최근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하고 있는 만큼 알맞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선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IPO 시장이 활기를 찾았고 최근 공모주들의 주가가 좋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적정가치를 정하는 건 중요해 보인다”면서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나라셀라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고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도 희망공모가 하단 대비 16~38%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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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은 각각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큐라티스 경쟁률은 52.89대 1, 프로테옴텍 경쟁률은 94.1대 1에 그쳤다. 최근 수요 예측에서 흥행한 모니터랩(434480)(1715:1) 트루엔(417790)(1689:1), 기가비스(420770)(1670:1)에 비해 두 자릿 수를 기록했다.
큐라티스 공모가는 희망 공모 범위(6500원~8000원) 하단보다 2500원 밑도는 4000원으로 결정됐다. 적자 바이오 기업인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최대 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공모 금액도 14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번 수요 예측에는 전체 공모 물량의 75%인 262만5000주 모집에 총 435건의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절반(51.03%)이 희망 공모가 하단인 4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큐라티스는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공모 금액이 줄었지만 임상 비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2022년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251억31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올해 1분기에도 -305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큐라티스 영업손실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연구 개발, 공장 건설, 인건비 등 투자 비용이 상당해서다. 지난 2019년 94억원, 2020년 132억원, 2021년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바이오 기업이 흥행할 정도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적자인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백신 자체가 다른 치료제분야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큐라티스도 본격적인 실적을 내는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은 결핵 백신 개발 목표 시점이다.
한편 큐라티스는 지난 5일과 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오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다.
프로테옴텍, 올 1분기 영업손실 2억원
프로테옴텍도 상장을 준비하면서 몸값을 세 번이나 낮췄지만 그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프로테옴텍은 알레르기 다중진단 키트인 ‘프로티아 알러지 Q-128M’ 등이 주력 제품인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프로테옴텍이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했을 당시 제시한 희망 공모 밴드는 7500원~9000원이었다. 이는 6700원~8200원으로 낮아진 이후 최종적으로 5400원~660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프로테옴텍은 지난 5월 31일~6월 1일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4500원에 결정했다. 이는 희망 공모 범위(5400~6600원) 최하단보다 16.6% 낮은 수치다. 기관 투자자들의 87.52%가 5400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 냈다. 총 공모 금액도 최대 목표 금액이었던 132억의 절반 수준인 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도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프로테옴텍은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실적 전망치를 낮췄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프로테옴텍은 2021~2022년 흑자를 냈지만, 올 1분기 영업손실 2억1900만원, 당기순손실 1억2600만원을 냈다. 실적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올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아 수요 예측 흥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절반(50.4%)에 달해 오버행 우려도 있다. 해당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 상장일로부터 1개월 이후 상장 예정 주식 수의 8.41%(111만8013주)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앞서 큐라티스도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바이오 투자 심리가 돌아오지 못했다는 평가다. 프로테옴텍은 오는 7~8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바이오 기업들이 공모가를 최근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하고 있는 만큼 알맞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선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IPO 시장이 활기를 찾았고 최근 공모주들의 주가가 좋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적정가치를 정하는 건 중요해 보인다”면서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나라셀라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고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도 희망공모가 하단 대비 16~38%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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