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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노른자위 ‘마제스타시티타워원’, 패션공룡 F&F가 품나

F&F-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업 우협선정에 매각 ‘청신호’
F&F측, 최종결정은 ‘아직’…매입여부·구체적인 계약조건 ”미정”
매각 성공시, 이지스자산운용 조성 펀드 두배 이상 차익 예상

마제스타시티타워. [사진 네이버 거리뷰]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강남·서초의 노른자 땅에 위치한 ‘마제스타시티타워1’(마제스타빌딩)이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 상반기 대어(大魚)에 걸맞게 최근 몸집이 커진 패션공룡 에프앤에프(F&F)가 인수대상자로 떠올라서다. F&F는 운용사와 연합해 마제스타빌딩을 5000억원대 인수하는 조건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제스타빌딩을 펀드로 보유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F&F-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지스운용은 CBRE코리아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해왔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이 반드시 인수를 한다는 얘기는 아니어서 향방이 주목된다. 이날 F&F는 “당사는 마제스타빌딩 인수 건에 대하여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매입여부 및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미정사항이다”라며 “향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다”고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를 공시했다. 

보통 부동산거래는 입찰 진행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매매계약 체결 → 소유권 이전 순으로 진행된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는 말 그대로 배타적으로 둘만 협상한다는 의미다”라며 “기업들이 우협이 되어도 인수 관련해 확정적인 코멘트를 못 하는 이유가 다시 엎어질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38길 12에 위치한 마제스타빌딩은 지하 7층~지상 17층, 대지 면적 1만5957㎡, 연면적 4만6673㎡ 규모다. 옆 동인 타워2까지 합치면 연면적은 8만2770㎡에 달한다. 개발 초기부터 강남·서초의 노른자 땅인 꽃마을 일대에 들어서는 자산으로 눈길을 끌었던 곳이다. 실제 건물 주변은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초역세권으로 꼽힌다. 인근 서초대로는 반포대로, 강남대로, 테헤란로, 남부순환로 등과 연결돼 도심지역(CBD)까지 차량으로 20분 내면 접근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2017년에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GBC)의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최고등급인 ‘플래티넘’을 받은 자산이기도 하다.

마제스타빌딩은 우량한 임차인을 통한 임대료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은 자산으로도 꼽힌다. 최근 넥슨게임즈가 임대차 계약을 완료했다. 또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F&F가 사옥으로 사용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인의 만기를 고려하면 최종적인 본사 이전 완료는 2026년 이후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온 F&F는 사세가 확장 중인 만큼 신사옥을 찾고 있는 중이다. F&F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1조8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7% 증가한 5249억원을 기록했다.

F&F 관계자는 “MLB등 기존 전개 브랜드뿐 아니라 최근 테니스 헤리티지 브랜드의 리론칭 등 사업이 확장되다 보니 인원도 늘어나고 해서 신사옥 매입 등을 검토 중이다”며 “마제스타빌딩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 여부가 최종 결정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마제스타 빌딩이 우량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투자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마제스타 인수전은 F&F-삼성SRA운용, NH투자증권-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등 3파전으로 치러졌다. 미래에셋운용도 검토했으나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F&F-삼성SRA 컨소시엄은 5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써내면서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F&F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삼성SRA운용과 대출을 통해 조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제스타 빌딩이 업계에서 탐을 낼만한 자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F&F든 삼성SRA든 일단 같이 들어간 것 자체가 나중에 그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건물을 2017년 매입했다. 매입 당시 가격은 연면적 기준 3.3㎡당 1800만원 수준으로 총 매입비는 2541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부동산투자신탁100호’을 조성했다. 자금의 대부분은 미국계 투자사 인베스코가 투입했다. 이번 매각에 성공한다면 6년 만에 약 두 배의 가격의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자금 마련을 위해 조성했던 펀드의 만기일이 꽤 남아 있던 점에도 관심이 쏠렸다. 사모부동산투자신탁100호는 2017년 1월 20일 조성한 15년짜리 펀드로 만기는 2032년 1월 20일이다. 최근 북미와 유럽의 오피스 공실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본 글로벌 투자자들이 오피스 익스포저의 축소를 주문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라는 게 ‘펀드가 언제까지 유지하겠다’라는 것으로 자산의 매각 시점을 펀드 만기랑 꼭 연동하지 않는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가장 최적의 매각 시점일 때 가장 이익이 잘 나는 구간에 매각을 해서 청산한 경우도 많다. 지금이 가장 적절한 매각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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