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샘 알트만, 한국어 서비스 개선 예고…마음 급해진 네카오
“한국어 토큰 개선 계획 있어…향후 모델에 반영”
‘한국 특화’로 차별화 노리는 네이버·카카오 ‘긴장’
‘방한’ 샘 알트만 “한국과 반도체 분야 협업 관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챗GPT(ChatGPT) 아버지가 한국에 왔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OpenAI)가 2022년 11월 출시한 ‘대답하는 인공지능(AI)’ 챗GPT는 정보기술(IT)업계 최대 화두에 오른 서비스다.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대표·CEO)는 국내 스타트업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한국어 서비스의 개선을 예고했다.
네이버·카카오는 챗GPT 등장 후 가속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경쟁에서 ‘한글 데이터’로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네이버·카카오를 긴장케 하는 소식이 나온 셈이다.
알트만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초청으로 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K-스타트업과 오픈AI의 만남’(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 참석했다. 알트만은 이영 중기부 장관과 대담을 나누고,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의 질문에도 열정적으로 답변했다.
알트만 대표는 ‘오픈AI 투어 2023’를 통해 17개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있다. 4월부터 일본·캐나다·브라질·프랑스·이스라엘·카타르 등 다양한 국가를 찾아 정책 입안자·개발자 등을 만나 왔다. 알트만 대표가 투어 중 스타트업과 직접 대면해 의견을 나눈 건 서울 행사가 처음이다. 다른 국가 행사에선 통상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오픈AI 공동 창업자 그렉 브록만 회장도 이날 무대에 올랐다.
브록만 회장은 “한국어 토큰(언어 처리의 기본 단위) 개수의 개선 계획이 있다”며 “영어 서비스를 원활히 작동하는 게 우선적 목표였으나, 지금은 한국어를 포함해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에 대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있는데, 비영어권 서비스에 대한 개선 요구는 자주 등장한 주제”라며 “(챗GPT) 향후 모델에선 외국어 토큰 등의 개선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챗GPT는 정보취합·문서 양식은 물론 소설·작곡 등 창작 영역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이 같은 서비스에 세계는 열광했다. 출시 두 달 만에 1억명이 사용했을 정도다. 다만 답변 수준이 언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영어 질문엔 곧잘 답변하지만, 한국어는 이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답변 속도가 느린 모습을 보였다. 한국어로 질문을 해도 영어로 답변하는 식의 현상도 나타났다.
오픈AI는 초대규모 AI 모델 GPT-3.5를 통해 챗GPT 초기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 2월 챗GPT에 GPT-4를 적용, 기능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한국어 답변 수준도 일부 개선이 됐으나 여전히 영어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GPT-3.5 기반의 챗GPT는 16개 문자로 구성된 문장을 처리하는데 영어는 7개의 토큰을 소비했다. 반면 한국어는 36개 토큰이 필요했다. 한글 답변에 약 5배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GPT-4로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토큰 소비량이 영어 대비 한국어가 많다. 이는 챗GPT가 한글보다 영어를 더 많이 학습해 발생한 현상이다.
네이버·카카오는 이 지점에 주목했다. 양사 모두 그간 확보한 대량의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자신했다. 챗GPT 부족한 점을 파고들어 AI 경쟁 시대에 대응하겠단 전략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GPT-4에 상응하는 하이퍼클로바X를 이르면 오는 7월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치GPT(가칭)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초기 챗GPT에 적용된 GPT-3.5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 카카오 역시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자체 AI 모델인 코(Ko)-GPT를 개선하고 있다. 코-GPT 2.0을 올해 3분기 내 출시하고,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를 ‘한국인 맞춤형’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한편, 알트만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굉장히 훌륭하다”며 “특히 딥테크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대화하고 싶다. 특히 플랫폼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칩 개발도 함께하면서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글로벌 기업들이 있는 것도 큰 자산으로, 이미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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