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스타벅스의 아이스크림 메뉴가 전 매장에서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두 업체 간의 법적 분쟁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제조사는 아이스크림 모양 특허 이슈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A업체는 해당 제조사 측이 아이스크림 제품을 무단 도용해 생산·판매했다고 주장한다. 스타벅스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판매를 정상화하겠다고 했으나 정확한 재판매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

PX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라벨리’가 납품…특허 이슈? 무단도용 때문?

13일 취재 결과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아이스크림 메뉴가 지난 1일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판매 중단된 아이스크림 메뉴는 ‘유기농 아이스크림 바닐라’, ‘유기농 아이스크림 초콜릿’, ‘자바 칩 유기농 아이스크림 바닐라’, ‘자바 칩 유기농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4개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과 스타벅스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아이스크림 메뉴를 찾을 수 없다.

스타벅스의 아이스크림 메뉴가 갑작스럽게 판매 중단된 이유는 해당 제품과 관련해 두 업체가 법적 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현재 스타벅스에 아이스크림을 납품하는 제조사는 아이스크림 전문 중소기업인 ‘라벨리’다. 라벨리는 일명 ‘PX 아이스크림의 1인자’로 불리며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겐 익숙한 회사다. 라벨리와 스타벅스 측은 볼 타입의 아이스크림 모양에 대한 특허 이슈 때문에 판매를 일시중단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라벨리가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아이스크림은 ‘라운드볼 바닐라’ 제품으로 현재 마켓컬리 등 일부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먹는 모양 그대로 동그란 공 모양으로 한 스쿱씩 얼린 상태로 6개 묶음으로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와 라벨리 측은 이 공 모양에 관한 특허 관련 문제 때문에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는 주장이다.

라벨리 관계자는 “어떤 업체에서 특허 소송을 걸어온 것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소송 과정 중으로 결론이 나야 설명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A업체는 라벨리와의 법적 분쟁은 이미 지난달 24일 당사의 승소로 모두 마무리됐다고 주장한다. A업체 측 관계자는 “라벨리는 당사의 OEM(주문자상표부착) 회사 중 한 곳으로, 당사와 OEM 생산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이를 위반하고 당사의 아이스크림 제품을 무단 도용해 생산·판매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라벨리사가 OEM계약 및 부정경쟁방지에관한법률 등을 위반했고 불법적으로 해당 제품을 생산 유통해 라벨리사는 모든 제품을 생산·제조·판매·광고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해당 제품을 폐기토록했다”며 “스타벅스도 당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아이스크림 메뉴 판매금지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제품이 당사의 제품이라는 사실과, 라벨리가 오랜 불법적인 행위로 판매금지 손해배상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은 업계 대부분이 아는 사실”이라며 특허 이슈 및 소송 진행 중이란 라벨리 측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아이스크림을 찾던 소비자들은 당혹스럽단 입장이다. 갑작스러운 판매 중단에 스타벅스 측의 매출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부터 에스프레소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지는 아포가토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스크림 메뉴가 처음 들어오게 됐다. 판매 초기에는 범산목장 측에서 아이스크림을 납품했지만 현재는 라벨리 측에서 제품을 납품해오고 있다고 전해졌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제품은 매출 비중이 그렇게 큰 품목은 아니라 타격을 입을 만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그래도 여름엔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어서 소송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최대한 빨리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특허 출원 꾸준히 증가…‘지팡이 아이스크림’ 사건이 대표적

한편 아이스크림 분야 디자인 특허 출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1년 22건에 불과하던 형태 및 용품별 아이스크림 디자인 출원은 지난 2016년 68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스크림 형태별 디자인 출원만으론 2011년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 6년여간 총 414건이 나왔다. 

유명한 아이스크림 특허 관련 이슈로는 201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명 ‘지팡이 아이스크림’이 있다. 지팡이 아이스크림은 옥수수 뻥튀기로 된 지팡이 형태의 속이 빈 과자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채운 것으로 독특한 모양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서울 인사동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시간이 지나 부산 등지에서 유사제품이 쏟아져 나와 특허권자와 권리 분쟁이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지팡이 아이스크림 개발자가 특허출원을 받은 2012년 8월 27일보다 14일 전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맛본 소비자가 제품 광고판 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재한 것으로 밝혀지며 특허 등록이 무효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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