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터널에 이지스자산운용 NPL 투자확대 잰걸음
PF부실 사업장 늘며 부실채권 투자 확대
“구제금융 역할·새로운 기회 될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부실채권(NPL·Non-Performing Loan) 투자 확대에 한창이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실화가 커지면서 위기에 빠진 사업장이 늘어나서다. 사업장에는 자금을 수혈하는 구제금융 역할을 함과 동시에 NPL시장 선점을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특수상황펀드) 1호를 설정했다. ‘이지스천호스페셜시츄에이션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으로 600억 규모로 설정됐다. 강동구 성내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특수상황펀드는 일반적인 시장 상황이 아닌 금리인상 등 특수한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펀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4월엔 ‘이지스카스퀘어NPL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설정해 400여억원을 모집했다. 이 역시 부동산담보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부천시 삼정동에 있는 중고차매매단지인 ‘카스퀘어’를 담보로 하는 선순위 담보대출이 대상이다.
NPL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최근 몇 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수의 부동산 시행사들이 계약금을 걸고 사업 부지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비용 부담으로 개발 현장의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를 찾지 못하자 삽조차 뜨지 못하는 빈 땅이 늘어갔다.
이에 만기가 도래한 브릿지론 상당수가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브릿지론은 본PF가 구성되기 전 토지 매입 및 인허가를 받는 단계다.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면 브릿지론 대출 상환이 불가능한 만큼 위험성이 크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와 금리가 인상되고 PF 부실화가 우려가 커진 사업장들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며 “이런 자금들이 공급되면 사업장이 치유가 돼서 다시 정상적으로 재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NPL 투자 하는 운용사들이 그런 사업장들을 유심히 보고 특수상황펀드 등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이지스카스퀘어NPL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나 이지스천호스페셜시츄에이션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그런 사례다. 일종의 프로젝트펀드로 어떤 프로젝트 단위에 투자 건이 있어서 투자하는 펀드다.
한편으론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하나둘 늘어나자 운용사 입장에서는 NPL 시장 확대가 사업적인 기회가 되고 있다. 저평가된 부실채권을 싼 가격에 매입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어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이번 특수상황펀드 조성 전에 NPL 투자를 계속해 왔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2016년 NPL을 담당하는 전담조직인 AI본부를 신설했다. 이번 프로젝트펀드 전에 NPL 블라인드펀드를 이미 약정해 계속 투자해 왔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처를 정해 놓지 않고 자금을 모아 경영참여 목적의 투자를 하는 사모펀드(PEF)다. 투자 대상을 사전에 알고 동의해 펀드에 자금을 태우는 프로젝트펀드와 구분된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조성하는 1조원 규모의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 출자 사업에도 참여한다. 캠코는 PF 사업장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운용사 5곳을 선정해 각 1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각 운용사들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서 블라인드펀드를 약정을 해야되는 사항이다. 이지스운용은 2021년 캠코의 1000억원 위탁 NPL 운용사에 미래에셋운용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NPL시장 확대가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어려움은 같이 겪을 수밖에 없다”며 “NPL 펀드 투자는 부실에 빠진 위기 사업장에 민간금융이 새롭게 수혈해 주는 구제금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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