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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만 친환경인줄 알았는데...대한민국 0.1%는 ‘이차’를 선택했다[백카(CAR)사전]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 앞둔 QM6 LPe
규제 완화 3년 전 개발 준비한 르노코리아
도넛탱크 기술 활용 트렁크 공간 100% 활용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QM6 LPe(LPG)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인기 모델 중 하나다.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탄소중립, 미세먼지로부터의 해방.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친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다. 우리는 친환경차라고 하면 ‘전기차’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과거에는 경유(디젤)도 친환경차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장착한 디젤차는 깨끗하다고 인정받던 시절도 분명 존재했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질소산화물(Nox)인데,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감장치가 이를 억제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래서 탄생한 말이 ‘클린 디젤’이다. 우리 정부도 한때 클린 디젤을 외치며 관련 차 구매를 장려했다.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클린 디젤 정책은 조용히 사라졌다. 오히려 디젤차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 이런 와중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액화석유가스(LPG)차다. LPG차는 실제 디젤차보다 친환경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LPG차는 디젤차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90배 이상 적다.

우리가 LPG차와 가까워진 시점은 2019년 3월 문재인 정부 때다. 국회에서 ‘LPG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누구나 제약 없이 LPG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택시, 렌터카 등 영업용차와 장애인, 국가유공자만 LPG차를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 일반인도 LPG차 구매가 가능했지만 7인승 이상, 배기량 1000cc 미만의 경형승용차(경차), 5년 이상의 중고차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LPG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중형 세단 쏘나타의 LPI 모델을 선보였고,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중형 LPG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QM6의 LPe 모델을 출시했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QM6 LPe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당시 LPG 엔진을 탑재한 국내 유일의 SUV였기 때문이다. LPG 세단은 이미 택시가 존재했기 때문에 새롭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싼타모, 카렌스, 싼타페, 갤로퍼 등 LPG SUV가 존재했지만, 2000년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과 맞물리며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르노코리아는 정부의 LPG차 규제 완화에 대응하기 위해 3년 전부터 관련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한다. 규제 완화에 발맞춰 선제적 대응에 나선 르노코리아의 전략은 적중했다. QM6 LPe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대수 9만대를 넘어섰다. LPG SUV의 인기가 높아지자 KG모빌리티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모델을 출시했다. 이보다 한 발 앞서 기아는 스포티지 LPG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QM6 LPe는 올해 누적 판매 대수 10만대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약 520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0.1%가 QM6 LPe를 구매한 셈이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10만대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QM6 LPe 모델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9만4863대가 판매됐다.

QM6 LPe 모델은 2.0 LPG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의 힘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8.7km/L(리터)다. 리터당 연료효율은 낮지만, 연료비는 휘발유 및 경유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동일 거리를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 경유차보다 LPG차가 저렴하다고 하는 이유다.

QM6 LPe의 가장 큰 장점은 스페어 타이어를 보관하는 자리에 도넛 형상의 연료통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트렁크 공간을 100% 활용할 수 있다. 도넛탱크 기술 적용 전까지 LPG차는 트렁크 내부에 연료통이 장착됐다. 이 같은 장점 덕분일까. QM6 구매 고객(2019년 LPe 출시 이후 기준)의 57%가 LPe 모델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나쁠 것이 없다”면서 “LPG차의 경우 저출력, 시동 시 불편함 등 단점이 여럿 존재하지만 완전 전동화 시대가 오기 전까지 친환경차 선택지 중 하나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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