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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자이’ 오명쓴 GS건설…주가는 20년 전으로 회귀 [이코노 株인공]

‘전면 재시공’ 결정 이틀째 52주 신저가
장중 1만3700원…2003년 이후 20년만
한국·이베스트證, 투자의견 ‘중립’ 하향
대규모 충당금 부담…목표주가도 ‘뚝’

매주 월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GS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하락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GS건설(006360)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20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GS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주차장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대규모 충당금 인식이 불가피할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GS건설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7월 3~7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2564.28)보다 37.57포인트(1.47%) 하락한 2526.71로 마감했다. 한 주동안 개인은 1조5441원 규모, 외국인은 624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은 1조7122억원 규모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주(7월 10~14일) 코스피 지수는 2490~261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종목은 GS건설이다. GS건설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1만3700원까지 내리며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GS건설 주가가 1만3700원으로 밀린 건 지난 2003년 2월 21일(장중 기준) 이후 20년 5개월여 만이다. GS건설은 코로나19 폭락장이 발생한 2020년 3월 19일에도 장중 1만4650원까지 하락하며 1만4000원선을 지켜냈다. 그만큼 이번 하락폭이 기록적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4월 29일 오후 11시 30분 인천 서구 검단에 위치한 공공분양주택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1·2층의 지붕층 슬래브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후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설계, 감리, 시공 등 모든 단계의 총체적 부실’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GS건설은 지난 5일 사과문을 내고 무너진 주차장은 물론 아파트 전체 17개동 1600여가구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한 손실 규모는 약 5500억원으로 자체 추산했다. 철거공사비, 신축공사비, 입주 예정자 관련 비용을 감안한 금액이다. GS건설은 5500억원을 올해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하고, 자금은 철거부터 신축 아파트 준공 때까지 약 5년간 분할해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의 ‘자이’는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함께 아파트 브랜드 1위를 다투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뼈대가 부실한 ‘순살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특히 GS건설의 부실 사례는 최근 3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종식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최근 3년간 접수된 GS건설의 하자건수는 2818건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평균(795건)의 3.5배 수준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도 GS건설에 대한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GS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Hold)로, 목표주가는 3만원에서 1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매도 의견을 좀처럼 내지 않는 국내 리서치센터 특성상 투자의견 보유·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읽힌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흔들리게 돼 유감스럽다.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은 물론이고, 목표주가에 적용하는 멀티플 역시 주택주 평균 PBR 0.3배에서 10% 할인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신사업 등 기타 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논하기 앞서 오는 8월 국토부의 전수조사 결과를 확인해야 계속기업가치를 논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철거 기간이 길어진다면 지체상금 추가, 기존 사업비 조달을 맡은 LH에 이자비용 등의 보상금 지급, 브랜드 인지도 하락에 따른 정비사업지 수주 성과 감소 등 손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GS건설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6908억원, 영업이익 19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됐던 만큼 지금 상황이 더 아쉽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가 국내 건설주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이어 발생한 GS건설의 인천 검단 붕괴 사고로 인해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2010년대 해외 현장의 대규모 손실로 건설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조정을 받았듯, 이번 이슈도 건설업 밸류에이션을 낮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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