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큰 손’ 새마을금고…PEF 출자도 의문투성이
[위기의 새마을금고]③
박차훈 회장 취임 후 공격적 펀드 출자
신생 PE 발굴·펀드 성과 인정받았지만
‘끼워넣기·특혜’ 의혹 검찰 수사로 드러나
박 회장 최측근 구속…대체투자 ‘제동’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공격적으로 키워오던 대체투자 영역에서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2018년 박차훈 중앙회장 취임 이후 사모펀드(PEF) 출자를 늘리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운용사를 대형 프로젝트 펀드에 끼워넣거나 출자 특혜를 준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특히 투자를 총괄한 임직원과 박 회장 운전기사 출신 등 비위 행위 가담자가 구속 수감되면서 새마을금고의 내부통제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인자까지 도달한 검찰의 칼 끝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19일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의 부사장 A씨(44)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중재와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팀장(차장) B씨(43)를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날 구속 기소된 A부사장과 B팀장은 모두 박차훈 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A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3370억원을 자신의 전 직장 ST리더스PE에 출자하도록 알선했다. B팀장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ST리더스PE에 출자해주고 A부사장에게서 법인카드를 받아쓰는 식으로 총 1억6032억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다른 자산운용사가 단독 출자하기로 한 사모펀드에 ST리더스PE를 끼워넣는 식으로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새마을금고 2인자’로 불리는 류석(60)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도 지난 5일 체포했다. 류 대표는 새마을금고가 아이스텀파트너스(토닉PE)에 프로젝트 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알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5월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로 취임하기 전 아이스텀자산운용의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역시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검찰 수사는 2인자를 넘어 1인자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박차훈 중앙회장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3000억원대 펀드 출자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최고 책임자인 박 회장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공격적 대체투자…내부통제는 미비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중앙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비중 확대를 주문해왔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2019년 모멘티브(3조5000억원), 2020년 키파운드리(5300억원), 2021년 테일러메이드(2조원)·케이뱅크(1조2000억원) 등 대형 투자건에 연달아 돈을 대며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새마을금고는 특히 신생·중견 운용사들에게도 아낌없는 출자에 나섰다. 새마을금고는 A부사장이 재직하던 ST리더스PE 뿐 아니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알케미스트캐피탈 등에 출자했는데, 대부분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들이다. 대형사에 비해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중견 사모펀드 운용사들 사이에서 새마을금고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출자 과정에서 각종 비위가 만연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에 기댄 특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라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가까울수록 대형 프로젝트 펀드 건에 특정 운용사를 끼워넣거나, 출자 우선권을 주는 등 특혜가 주어졌다. 앞서 구속 수감된 A부사장과 B팀장은 이러한 비위의 중심에 있었다.
운용사를 거쳐 M캐피탈 부사장직에 오르기 이전까지 A씨의 커리어엔 ‘금융’이나 ‘투자’는 전무했다. 1979년생인 A씨의 드러난 이력은 2008~2014년 경남 소재 기업 대영소결금속(옛 가야에이엠에이)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전부다. 그러나 A씨는 ST리더스PE에서 투자전략실장을, M캐피탈에선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A씨는 새마을금고 투자금 수천억원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ST리더스PE 매출의 절반을 받기도 하고, 31억원의 뒷돈을 챙겼다.
기업금융부 소속 B팀장 역시 끝없는 구설에 오르던 인물이다. 홍익대 경영학과 출신인 B팀장은 2007년부터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에서 대체투자 관련 실무를 담당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팀장 직책을 맡고 있지만 그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실세로 불리며 수십조원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를 총괄하는 인물로 통했다. 또 B팀장은 다른 자산운용사들에게도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펀드 자금을 유치해주는 식으로 상품권과 달러 등 123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같은 출자 비리가 개인의 일탈인지, 중앙회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인지, 박차훈 회장이 연루돼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자금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긴 M캐피탈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도 수사의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돈독했던 특정 운용사들이 추가적으로 수사망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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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까지 도달한 검찰의 칼 끝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19일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의 부사장 A씨(44)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중재와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팀장(차장) B씨(43)를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날 구속 기소된 A부사장과 B팀장은 모두 박차훈 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A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3370억원을 자신의 전 직장 ST리더스PE에 출자하도록 알선했다. B팀장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ST리더스PE에 출자해주고 A부사장에게서 법인카드를 받아쓰는 식으로 총 1억6032억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다른 자산운용사가 단독 출자하기로 한 사모펀드에 ST리더스PE를 끼워넣는 식으로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새마을금고 2인자’로 불리는 류석(60)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도 지난 5일 체포했다. 류 대표는 새마을금고가 아이스텀파트너스(토닉PE)에 프로젝트 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알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5월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로 취임하기 전 아이스텀자산운용의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역시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검찰 수사는 2인자를 넘어 1인자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박차훈 중앙회장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3000억원대 펀드 출자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최고 책임자인 박 회장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공격적 대체투자…내부통제는 미비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중앙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비중 확대를 주문해왔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2019년 모멘티브(3조5000억원), 2020년 키파운드리(5300억원), 2021년 테일러메이드(2조원)·케이뱅크(1조2000억원) 등 대형 투자건에 연달아 돈을 대며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새마을금고는 특히 신생·중견 운용사들에게도 아낌없는 출자에 나섰다. 새마을금고는 A부사장이 재직하던 ST리더스PE 뿐 아니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알케미스트캐피탈 등에 출자했는데, 대부분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들이다. 대형사에 비해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중견 사모펀드 운용사들 사이에서 새마을금고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출자 과정에서 각종 비위가 만연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에 기댄 특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라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가까울수록 대형 프로젝트 펀드 건에 특정 운용사를 끼워넣거나, 출자 우선권을 주는 등 특혜가 주어졌다. 앞서 구속 수감된 A부사장과 B팀장은 이러한 비위의 중심에 있었다.
운용사를 거쳐 M캐피탈 부사장직에 오르기 이전까지 A씨의 커리어엔 ‘금융’이나 ‘투자’는 전무했다. 1979년생인 A씨의 드러난 이력은 2008~2014년 경남 소재 기업 대영소결금속(옛 가야에이엠에이)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전부다. 그러나 A씨는 ST리더스PE에서 투자전략실장을, M캐피탈에선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A씨는 새마을금고 투자금 수천억원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ST리더스PE 매출의 절반을 받기도 하고, 31억원의 뒷돈을 챙겼다.
기업금융부 소속 B팀장 역시 끝없는 구설에 오르던 인물이다. 홍익대 경영학과 출신인 B팀장은 2007년부터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에서 대체투자 관련 실무를 담당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팀장 직책을 맡고 있지만 그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실세로 불리며 수십조원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를 총괄하는 인물로 통했다. 또 B팀장은 다른 자산운용사들에게도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펀드 자금을 유치해주는 식으로 상품권과 달러 등 123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같은 출자 비리가 개인의 일탈인지, 중앙회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인지, 박차훈 회장이 연루돼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자금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긴 M캐피탈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도 수사의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새마을금고와 관계가 돈독했던 특정 운용사들이 추가적으로 수사망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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