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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에 눈독들이는 게임업계

[생성형 AI, 판을 흔들다]②
로블록스·유니티 등 글로벌 게임사 생성형AI 도입 적극적
국내 대표 게임 3사 AI 연구 꾸준히 진행 중

넥슨 판교 사옥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챗GPT’의 등장으로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에 AI를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사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생성형 AI란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오픈AI의 챗GPT가 있다. 

세계 1위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올해 초 ‘코드 어시스트’라는 이름의 생성형 AI 기반 게임 제작 도구를 공개해 큰 이목을 끈 바 있다. 코드 어시스트는 챗GPT처럼 원하는 문장을 입력하면 코드를 자동 생성해 준다. 코딩 관련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이라도 간단한 텍스트만 입력하면 AI를 통해 로블록스 내 아이템을 바로 제작할 수 있다.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도 생성형 AI를 게임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니티는 23만명 이상의 개발자 데이터와 42만 사용자의 광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2023년 게임 업계 보고서’를 통해 “2023년 트렌드로 생성형 AI가 개발자 워크플로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최대 게임사 중 한 곳인 유비소프트 역시 최근 생성형 AI로 게임 속 배경이 되는 캐릭터(NPC)들의 소리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고스트라이터’를 선보였다.

넥슨 600명 이상 보유 인텔리전스랩스 운영  

국내 게임사들도 오래전부터 AI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다.

넥슨은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전 분석본부)를 설립했다. 인텔리전스랩스의 목표는 게임에 적용된 부가 기능의 고도화는 물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적용함으로써 고객이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룰, 시나리오, 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개인화 메시지, 광고 효율화,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 플레이와 연계된 유저 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다 사실적인 AI 음성 생성과 같은 생성형 AI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또한 인텔리전스랩스는 2021년에 데이터 조직과 플랫폼 조직을 통합해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 솔루션과 고도화 솔루션을 모두 제공하는 조직으로 확대됐다. 현재 6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하면서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발전시키고 있다.

넥슨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에 대한 연구와 활용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명 게임 디렉터의 목소리와 억양을 거의 동일하게 생성하거나 이러한 음성 생성 기술을 이용해 성우 녹음 없이 NPC에 목소리를 입히고, 유저의 컨트롤에 반응하는 실시간 경기 해설을 제공하는 등이다. 더 나아가 AI 페르소나를 통해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나 게임 속 세계관을 반영한 NPC∙유저 간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음성은 언어에 상관없이 빠른 생성과 변조가 가능하다.

넷마블은 게임 이용자들의 플레이 만족도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다양한 AI 기술을 연구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를 설립했다. 

넷마블 AI센터는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구분된다. 각 부서 명칭에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는 넷마블의 DNA가 담겨 있다. AI센터에서는 게임 내 밸런싱 시스템, 이상탐지 시스템, 이용자 추천 시스템 등을 도입해 게임 플레이의 재미와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AI를 제작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게임 개발 효율화를 위해 음성, 비전, 자연어처리를 융합한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자동으로 제작하기 위해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제작, 립싱크 등 모듈을 종합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 등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지난 2011년 AI 연구조직을 꾸렸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 면에서 크게 성장했고 폭넓은 AI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됐다.

현재 엔씨의 AI 연구조직은 게임과 연관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엔씨의 ‘차세대 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등 엔씨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기술들을 두루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엔씨 AI 연구조직은 AI 센터와 NLP센터 두 센터를 포함, 세부 AI 분야별 전문 연구 부서로 10여 개 이상의 랩(Lab)으로 구성돼 분야별로 특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엔씨는 최근 거대언어모델, 텍스트 생성, 챗봇, 이미지 생성 AI 등 다양한 생성형 AI들을 활용한 게임 개발 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엔씨의 게임과 서비스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챗GPT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게임 스토리 자동 생성과 같이 기존에는 존재할 수 없었던 새로운 AI 도구들, 그리고 일상적인 개발 업무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동화 툴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이미지 생성형 AI는 설명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원하는 그림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AI 기술로 이미 아트 작업자들 사이에서 넓게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아트 작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게임 개발 프로세스의 특성상 비용과 시간을 현저하게 줄여줄 수 있어서 엔씨도 적극 개발 및 도입을 시도 중이다. 특히 게임 IP들이 가지는 특유의 화풍과 분위기 등을 유지하면서도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리소스와 콘텐츠를 자동 생성할 수 있는 AI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텍스트 생성 AI는 게임 시나리오, 퀘스트, 대사 등 콘텐츠 생성을 자동화하는 AI로 이미 글로벌 게임사들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MMORPG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새로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만큼, 엔씨 역시 기술 활용을 기획 중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거대 언어 모델을 게임 텍스트 생성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툴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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