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최근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이 기관은 발암 위험이 있는 물질을 4개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아스파탐은 동물실험에서 일부 발암성이 확인된 2B 그룹으로 지정됐다. 채소 절임과 알로에베라, 내연기관에서 배출되는 연기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다른 산하 기관인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아스파탐의 하루 섭취 허용량을 체중 1㎏당 40㎎으로 유지하고 현재의 섭취 수준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아스파탐이 위장관에서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 메탄올로 분해되는 점과 경구 발암성 연구 결과가 과학적으로 한계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하루 섭취 허용량을 변경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스파탐은 식품에 단맛을 첨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감미료다. 열량(칼로리)은 설탕과 같지만, 감미도는 설탕보다 200배가량 높다.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이 결합한 물질이다. 미국에서 1981년 식품첨가물로 승인됐고, 이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스파탐을 1985년부터 사용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아스파탐의 사용 기준을 현행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2019년 조사한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당시 조사된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JECFA가 정한 하루 섭취 허용량과 비교해 0.12%로 낮은 수준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다이어트 콜라 250㎖에는 아스파탐이 43㎎가량 들어있다. 몸무게가 60㎏인 성인은 하루에 다이어트 콜라를 55캔 이상 마셔야 하루 섭취 허용량을 초과한다. 35㎏인 어린이도 하루에 다이어트 콜라를 33캔 이상 마시지 않는다면 허용량을 넘지 않는다. 아스파탐이 72.7㎎ 들어간 막걸리 760㎖는 33병 이상을 먹어야 아스파탐 하루 섭취 허용량을 넘는다.

다만 식약처는 IARC가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소비자의 우려와 무설탕 음료의 인기 등을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기준과 규격도 다시 평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식품 업체도 아스파탐을 대체할 물질을 찾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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