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등에 업고 ‘수난시대’ 시작?…가구업계 1위 ‘한샘’의 한숨
[한샘의 눈물]①
2021년 IMM PE에 인수, 상장 20년 만에 첫 적자
주택 거래량 감소, 금리 인상 등이 실적 부진 요인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새 주인을 맞은 뒤 각종 악재가 겹치며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2021년 한샘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뒤 부동산 시장 침체란 복병을 만나며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고, ‘정통 한샘맨’ 등 핵심 인사들까지 줄줄이 퇴임했다.
3분기 ‘연속 적자’ 부진한 성적…주가 4만원대 ‘뚝’
한샘은 건축설계업을 하던 조창걸 명예회장이 1970년 설립해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이어왔다. 오랜 기간 한샘을 이끌어 오던 조 명예회장은 2021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직계자손 중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 없어 매각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샘의 몸값을 높이면서 IMM PE에게 1조4500억원에 경영권을 넘겼지만 이때부터 한샘의 ‘수난’이 시작됐다. IMM PE에 인수된 뒤 한샘은 지난해 2002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2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693억원 흑자에서 21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까지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어든 4692억원을, 영업적자는 157억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분기에도 7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연속 적자를 앞뒀다.
한샘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거액을 투입한 인수 주체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첫 실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한샘 인수에 3095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말엔 428억원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롯데는 한샘 인수로 백화점, 건설, 호텔, 가전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예상했지만, 이 같은 효과를 현재로선 찾아보기 어렵다.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한샘의 ‘디자인파크’, ‘리하우스’ 등 10여개 매장이 입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매각·대표 교체 등 실적 개선 ‘고군분투’
‘정통 한샘맨’들의 퇴임도 IMM PE의 경영권 인수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초 강승수 회장과 이영식 부회장, 안흥국 사장, 김덕신 부사장, 임창훈 상무 등이 한샘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줄줄이 퇴임했다.
안 전 사장은 1990년 한샘 공채로 입사해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2005년 이사대우로 임원 자리에 처음 올랐고, 2016년 부사장에 오르면서 이사회 사내이사로 발탁됐다. 특히 2017년부터 한샘의 주력 사업인 리하우스사업을 이끌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안 전 사장은 2020년 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전 부회장도 1996년 입사해 한샘의 성장을 이끈 정통 한샘맨으로 꼽힌다. 2007년 한샘 계열사인 한샘넥서스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으며, 성과를 인정받아 2016년 한샘 경영지원실 사장으로 선임, 2019년엔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전략기획실장을 겸임하며 한샘 사업 전략을 총괄했다.
이 전 부회장은 한샘이 IMM PE 품에 안긴 뒤 신임 경영진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 경영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판단하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는 게 한샘 측의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기존 경영진을 내몬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에 한샘의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샘 주가는 IMM PE의 경영권 인수가 가시화된 지난해 7월 14일 14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최근 들어선 6만원선까지 깨졌다. 한샘 주가는 현재 4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한샘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주택 거래량 감소, 금리 인상 등을 꼽았다. 한샘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지난해 7월까지도 시장 상황은 좋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IMM PE에 인수된 뒤부터 업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까지 오르며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 매매량은 22만20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9956건)보다 14.6%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이에 한샘은 실적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선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말 중국 ‘한샘장식법인’을 6년 만에 청산하며 사실상 중국 현지 리모델링 사업을 철수했다.
올해 초에는 7년간 추진해온 부산 공장·물류센터 확장 계획을 중단하고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부지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반환했다. 한샘은 부지 매입으로 285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상암동과 방배동 사옥을 매각할 방침도 세웠다. 업계에선 사옥 매각 시 4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샘은 경영 쇄신을 위해 최근 대표도 교체했다. IMM PE는 최근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초 이투스 사장, 지오영그룹 사장 등을 역임한 김진태 현 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지만, 회사의 실적은 더 악화됐다. 김 대표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가가 10만원대를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는 선언을 했지만, 결국 2년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신임 대표는 코로나19로 적자 상태에 놓인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를 적극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흑자로 돌렸다. 이에 업계에선 한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에 인수된다고 했을 당시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없진 않아 임직원들 이탈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IMM PE에 인수와 함께 김진태 대표 취임으로 사내 분위기가 많이 젊어졌고, 소통하는 문화도 퍼졌었다고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실적 부진이 이어졌는데 시장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젊은 신임 대표도 선임돼 한샘의 상황도 지금보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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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연속 적자’ 부진한 성적…주가 4만원대 ‘뚝’
한샘은 건축설계업을 하던 조창걸 명예회장이 1970년 설립해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이어왔다. 오랜 기간 한샘을 이끌어 오던 조 명예회장은 2021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직계자손 중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 없어 매각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샘의 몸값을 높이면서 IMM PE에게 1조4500억원에 경영권을 넘겼지만 이때부터 한샘의 ‘수난’이 시작됐다. IMM PE에 인수된 뒤 한샘은 지난해 2002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2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693억원 흑자에서 21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까지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어든 4692억원을, 영업적자는 157억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분기에도 7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연속 적자를 앞뒀다.
한샘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거액을 투입한 인수 주체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첫 실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한샘 인수에 3095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말엔 428억원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롯데는 한샘 인수로 백화점, 건설, 호텔, 가전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예상했지만, 이 같은 효과를 현재로선 찾아보기 어렵다.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한샘의 ‘디자인파크’, ‘리하우스’ 등 10여개 매장이 입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매각·대표 교체 등 실적 개선 ‘고군분투’
‘정통 한샘맨’들의 퇴임도 IMM PE의 경영권 인수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초 강승수 회장과 이영식 부회장, 안흥국 사장, 김덕신 부사장, 임창훈 상무 등이 한샘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줄줄이 퇴임했다.
안 전 사장은 1990년 한샘 공채로 입사해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2005년 이사대우로 임원 자리에 처음 올랐고, 2016년 부사장에 오르면서 이사회 사내이사로 발탁됐다. 특히 2017년부터 한샘의 주력 사업인 리하우스사업을 이끌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안 전 사장은 2020년 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전 부회장도 1996년 입사해 한샘의 성장을 이끈 정통 한샘맨으로 꼽힌다. 2007년 한샘 계열사인 한샘넥서스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으며, 성과를 인정받아 2016년 한샘 경영지원실 사장으로 선임, 2019년엔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전략기획실장을 겸임하며 한샘 사업 전략을 총괄했다.
이 전 부회장은 한샘이 IMM PE 품에 안긴 뒤 신임 경영진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 경영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판단하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는 게 한샘 측의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기존 경영진을 내몬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에 한샘의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샘 주가는 IMM PE의 경영권 인수가 가시화된 지난해 7월 14일 14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최근 들어선 6만원선까지 깨졌다. 한샘 주가는 현재 4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한샘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주택 거래량 감소, 금리 인상 등을 꼽았다. 한샘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지난해 7월까지도 시장 상황은 좋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IMM PE에 인수된 뒤부터 업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까지 오르며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 매매량은 22만20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9956건)보다 14.6%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이에 한샘은 실적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선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말 중국 ‘한샘장식법인’을 6년 만에 청산하며 사실상 중국 현지 리모델링 사업을 철수했다.
올해 초에는 7년간 추진해온 부산 공장·물류센터 확장 계획을 중단하고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부지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반환했다. 한샘은 부지 매입으로 285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상암동과 방배동 사옥을 매각할 방침도 세웠다. 업계에선 사옥 매각 시 4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샘은 경영 쇄신을 위해 최근 대표도 교체했다. IMM PE는 최근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초 이투스 사장, 지오영그룹 사장 등을 역임한 김진태 현 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지만, 회사의 실적은 더 악화됐다. 김 대표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가가 10만원대를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는 선언을 했지만, 결국 2년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신임 대표는 코로나19로 적자 상태에 놓인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를 적극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흑자로 돌렸다. 이에 업계에선 한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에 인수된다고 했을 당시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없진 않아 임직원들 이탈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IMM PE에 인수와 함께 김진태 대표 취임으로 사내 분위기가 많이 젊어졌고, 소통하는 문화도 퍼졌었다고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실적 부진이 이어졌는데 시장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젊은 신임 대표도 선임돼 한샘의 상황도 지금보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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