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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위기’ 토종 OTT 3사…하반기 ‘반등’ 가능할까

[‘밀리면 끝장’…벼랑 끝 OTT]②
2022년 말 ‘지각변동’ 후 순위 고착화…웨이브 제친 티빙
‘대체재’ 쿠팡플레이 선전…토종 OTT, 하반기 기대작 속속 공개
적자 폭 확대에도 콘텐츠 투자비 높인 토종 OTT 3사

하반기 출격을 앞둔 토종 OTT 3사의 기대작.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 포스터(왼쪽 아래), 왓챠에서 독점 공개되는 일본 드라마 ‘바라카몬’ 포스터. [제공 각 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사가 2023년 하반기 콘텐츠 경쟁에 돌입했다.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은 창립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올리지 못했다.

OTT 서비스와 같은 구독 상품을 운영하는 기업의 수익성은 가입자 수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OTT 플랫폼의 경쟁력은 단연 콘텐츠다. 토종 OTT 3사인 티빙·웨이브·왓챠는 최근 하반기 기대작을 공개하며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이를 통해 현재 겪고 있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왓챠 등 국내 기업이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국내 OTT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플레이의 경우, 콘텐츠로만 승부를 보는 다른 플랫폼과 성격이 다르다. 쿠팡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상 토종 OTT 3사로 티빙·웨이브·왓챠가 묶인다.

와우멤버십은 월 4900원에 쿠팡플레이·쿠팡이츠(배달앱)·로켓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현재 110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이에 따라 쿠팡플레이 이용자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6월 기준 쿠팡플레이 MAU는 487만명으로 집계됐다.

‘엎치락뒤치락’ OTT 시장…수익성 확보 ‘고심’

국내 OTT 시장은 지난해 말 ‘지각변동’을 겪은 뒤 현재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티빙이 토종 OTT 선두로 올라선 뒤 올해 상반기 내내 티빙-웨이브-왓챠 순위는 큰 변동이 없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기준 토종 OTT 3사의 MAU는 ▲티빙 519만명 ▲웨이브 395만명 ▲왓챠 68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에서만 1200만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의 수를 나타낸다. 이용자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OTT 플랫폼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된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웨이브가 넷플릭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티빙이 지난해 말 외연 확장에 성공하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2022년 6월 기준 웨이브 MAU는 423만명으로, 402만명의 티빙을 소폭 앞섰다. 토종 OTT 순위가 바뀐 건 2022년 9월이다. 당시 티빙 MAU는 418만명으로, 이 기간 413만명을 기록한 웨이브를 처음으로 눌렀다.

티빙은 여기에 더해 굳히기 전략을 시행했다. 지난해 12월 KT의 OTT ‘시즌’을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고, 올해 1월 MAU 515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토종 OTT 중 MAU 500만명을 넘긴 건 티빙이 처음이다. 이 기간 웨이브는 300만명대로 MAU 수치가 주저앉았다. 국내 유일 OTT 스타트업 왓챠는 큰 변동 없이 70만~80만명 수준의 MAU를 기록 중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토종 OTT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양사의 공통 고민은 ‘수익성 확보’다. 티빙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315억2537만원에서 2022년 2475억7006만원으로 증가했으나, 문제는 적자 폭도 함께 늘었다는 점이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762억3457만원에서 1191억5097만원으로 올랐다.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역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연간 매출은 2021년 2301억4739만원에서 2022년 2735억2758만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이 기간 558억2223만원에서 1216억8116만원으로 올랐다. 티빙·웨이브에 비해 MAU가 10분의 1 수준인 왓챠의 경우 2019년부터 줄곧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토종 OTT, 볼거리 경쟁 치열

토종 OTT 3사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콘텐츠 강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해외 콘텐츠의 독점 계약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적자 상황에서도 꾸준히 콘텐츠 투자 비용을 높이면서 가입자 확대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사업 성격은 다르지만, 가입자 수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쿠팡플레이의 선전도 토종 OTT의 경쟁 심화를 촉진한 요인으로 꼽힌다.

OTT 서비스는 흥행작품이 공개되면 MAU 수치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가 대표적 사례다. 모바일인덱스가 2022년 12월 9일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가 공개된 전후를 비교한 결과, 티빙 신규 설치 수는 120% 이상 증가한 15만2462건으로 나타났다. 재방문율(리텐션) 역시 한 달 내내 50% 수준을 유지했다.

티빙은 이 같은 가입자 유입 효과를 올리기 위해 올해 하반기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7월 21일 오리지널 예능 ‘브로앤마블’이 출격했다.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도 8월 11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소년 소녀 연애하다 ▲이재, 곧 죽습니다 ▲운수 오진 날 ▲LTNS(가제) 등이 하반기 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또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이어니스: 특수작전팀’도 7월 23일 티빙을 통해 국내 시청자를 만났다.

웨이브 역시 하반기에 대작들을 공개한다.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은 하반기 극장 개봉도 예정된 작품이다. 오리지널 드라마로는 ‘거래’가 공개를 앞뒀다. 웨이브는 여기에 더해 해외 시리즈의 독점 공개(Exclusive)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21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매주 한 시리즈씩 공개하는 중이다. ▲타운 콜 말리스(7월 21일·미국) ▲트릴리온 게임(7월 30일·일본)이 이미 웨이브를 통해 국내 시청자를 만났다. 또 ▲살인 사건을 구독하세요(8월 4일·미국) ▲피치 퍼펙트: 범퍼 인 베를린(8월 11일·미국) ▲씰 팀 시즌6(8월 18일·미국) 등이 준비돼 있다.

왓챠는 비용 투자가 많이 필요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보단 독점 공개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바라카몬(일본 드라마) ▲언데드 걸 머더 파르스(일본 애니메이션) ▲템테이션 아일랜드 시즌5(미국 연애 예능) 등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OTT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 기업 모두 투자사나 모기업으로부터 수익성에 대한 경영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비용 통제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라 하반기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생존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리란 위기감이 업계에 팽배하게 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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