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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도 ‘추운’ 물가…상추·시금치·미나리 등 채소류 값 다 올랐다

식품 이어 곡물·유가도 상승세…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 6.3%...1년 전보다 7.5%↑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7만2220원으로 전달(2만2432원) 대비 222.0% 증가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장마철 집중호우에 이어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상추 가격이 한 달 새 3.2배로 급등했고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시금치와 미나리 등 채소류 가격도 약 2배 가량 치솟았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앞둔 가운데 당분간 밥상물가 상승 곡선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7만2220원으로 전달(2만2432원) 대비 22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금치(4㎏)는 161.1%, 미나리(7.5㎏)는 119.4% 뛰었다. 최근 집중호우로 일부 농산물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과 중소상인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6.3%로 전체 소비자물가(2.7%)를 크게 웃돌았다. 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 물가의 경우 1년 전보다 7.5%나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쟁 중에도 세계 최대 곡물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수출협정’까지 종료되면서 곡물수입가도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이상 기후 여파로 식료품발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수출협정’까지 종료되면서 곡물수입가도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휘발유 값 역시 부담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15.7원 오른 L당 1599.3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번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22.4원 상승한 1680.1원, 최저가 지역인 울산은 18.4원 상승한 1573.2원이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6일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전날 대비 5센트 오른 갤런당 3.69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다. 미 에너지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과 정유공장까지 마비시키는 극심한 폭염 등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밥상 물가가 들썩이자 정부는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상추 등 농축산물 10개 품목을 최대 30% 할인하기 위해 약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상추, 양파, 시금치, 깻잎, 닭고기, 감자, 대파, 오이, 애호박, 토마토 등이 할인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또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시설채소 농가에는 조기 재정식 및 약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피해를 받지 않은 지역 농산물에 대해서는 운송비·수수료 등 출하 장려금을 지원해 생산량 증대 및 도매시장 출하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현재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으로 제품 가격 인상분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를 비롯해 전기료와 가스료 등 제반비용이 모두 상승해 원가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상 압박에 눈치를 보고있지만, 최근 치솟는 원자재값 영향으로 업계 역시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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