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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벌 때 매출 다각화 못 한 LG이노텍…애플 재채기에 휘청 [이코노 리포트]

LG이노텍, 2Q 영업익 184억…전년比 94% 급감
애플 의존도 80% 육박…사업 전략 실패 지적도

LG이노텍 직원이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이노텍]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LG이노텍(011070)이 높은 애플 의존도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이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80%를 책임지고 있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실적 감소로 이어져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LG이노텍이 안정적 매출을 올렸던 시기에도 사업다각화보다는 광학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고집했던 만큼 사업 전략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급감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같은 기간 4963억원에서 2560억원으로 48.4% 줄었다. 

LG이노텍의 수익성 둔화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부진과 관련이 깊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에 빠졌고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LG이노텍 광학솔루션부문이 생산하고 있는 카메라모듈 대부분은 애플에 납품되고 있다. 

즉 광학솔루션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LG이노텍의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78.8%에 달한다.  

시장에서도 LG이노텍의 실적 부진이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만큼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은 애플 사정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24명의 의견을 인용해 올해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2%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애플의 2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4260만대로 전년 동기 4820만대 대비 1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 LG이노텍]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이노텍의 경영 전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광학솔루션부문 투자만 고집했던 만큼 매출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1조6563억원을 광학솔루션부문 투자에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LG이노텍의 역대 투자 중 최대 규모로 당시 LG이노텍의 자기자본(3조3142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LG이노텍이 지난해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설에 투자한 금액인 4130억원보다도 4배 가까이 큰 규모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애플 아이폰 수요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라는 거대 고객사를 잡아두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투자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LG이노텍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기판과 전장 분야 역시 막대한 시설투자가 전제되는 만큼 광학솔루션부문에 집중된 투자가 현재의 불안정한 매출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사업 구조에서는 애플이 부품사 공급망 개편에 나서는 등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힘들 수 있다”며 “향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LG이노텍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LG이노텍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지난해 2월 고부가 반도체용 기판인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하여 오는 4분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며 "이뿐 아니라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파워솔루션 등 미래차 전장부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글로벌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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