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지고 초전도체 뜨나…‘묻지마 투자 주의보’에도 강세
국내 연구진 초전도체 개발 발표 후 급등
서남·덕성 등 3거래일 연속 상한가 달성
추가 검증 필요한 상태…수혜주도 불분명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발표에 관련 주식이 상한가를 달성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종목들 중 일부 기업은 직접 초전도체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상한가를 기록, 투자 과열 우려가 나온다.
현재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종목은 약 9개로 서남·덕성·신성델타테크·모비스·파워로직스·고려제강·원앤피엔피·LS전선아시아·아모텍 등이다. 이외에도 많은 종목들이 관련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서남과 덕성은 3 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초전도체의 소재인 구리 및 비철금속 제조 업체 서원과 대창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김현탁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등이 참여한 한국 연구팀은 지난달 22일 초전도성 물질 ‘LK-99’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공개했다. 이에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등 각국에서 LK-99를 검증하려는 시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연구도 100% 정확한 결과를 낼 순 없기 때문에 검증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모든 전기 저항을 상실하는 물질로 자기부상열차나 초고속 컴퓨터,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선 개발 등에 쓰일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상온 초전도체 개발이 사실이라면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산업현장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학계에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며 추가 실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초전도체 테마주들 중에서도 초전도체와 직접적인 연결성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초전도체 관련 주가가 급등한 5일 사이에도 몇몇 종목은 널뛰기를 하는 등 주가 변동을 이끈 개인투자자들도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 몇일 간 상승세를 보인 종목들 중에도 초전도체와 관계없는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전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주가가 오른 대정화금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당사는 초전도체 관련하여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구리 등을 포함한 거래내역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도 일부 종목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정지를 예고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한 테마가 뜨면 너도나도 올라타 주가 급등락을 일으키는 등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을 보여 우려된다”며 “아직 전문가들도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혜주인지 불분명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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