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태 수습 절실 기아…‘동력 상실’ EV9 무상 교환
EV9 주행 중 동력 상실 문제 확산
원인 파악 위해 차량 1대 교환 조치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기아가 ‘동력 상실’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EV9을 회수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결함이 발견된 신차를 적극적으로 교환해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속한 원인 파악 및 사태 수습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동력 상실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EV9 1대에 대한 무상 교환을 진행했다. 지난 6월 출고 3일 만에 2차례 동력 상실을 경험했다고 밝힌 소비자의 차량이다.
‘동력 상실’은 주행 중인 전기차의 동력이 점진적 또는 즉각적으로 상실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가속을 시도해도 차량에 추가적인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주행 중이던 차량이 갑작스럽게 도로 위에 멈춰서 2차 사고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결함을 경험했다는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V9 온라인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유사 문제를 경험했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일반 모델뿐 아니라 후속으로 출시된 GT-Line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아 측은 추가적인 EV9 무상 교환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환 건은 레몬법 적용 사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 측은 현재 고객으로부터 회수한 EV9을 연구소로 보내 원인 파악에 나선 상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 전기차에서 발생한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문제와 별개의 건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현대차·기아는 ICCU 문제로 동력 상실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차 아이오닉 5 및 아이오닉 6 ▲제네시스 GV60,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기아 EV6 등 6종 약 13만대에 대한 리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기아 측은 ICCU 내 일시적 과전류로 LDC(DC-DC 컨버터) 기판에 이상이 생긴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결론내렸다. 다만 EV9에는 기존 출시 전기차보다 개선된 ICCU가 탑재됐다.
기아 관계자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판단해 조치를 취하고자 관련 현상이 발생한 차량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속한 사태 수습 절실한 기아
업계에서는 기아가 신차를 무상 교환해준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신차에서 결함이 발견될 경우 통상적으로 무상수리, 리콜 등의 조치를 취한다.
그럼에도 기아가 EV9 신차 교환에 나선 것은 조속한 사태 수습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EV9은 기아의 첫 번째 플래그십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회사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월 기아 송호성 사장은 EV9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차”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비자들 또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5월 진행된 EV9 사전계약에서 8일 만에 1만367대의 계약이 체결될 정도였다. 사전계약 고객의 60%는 기아 브랜드를 처음 선택한 고객이었다.
하지만 최근 판매량은 이 같은 기록을 무색하게 한다. 기아에 따르면 EV9은 국내에서 지난 6월과 7월 각각 1334대, 1251대씩 판매됐다. 7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높은 기본 가격과 품질 문제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문제의 차를 회수 조치했다는 것은 이전까지 진행한 자체 테스트 등에서 해당 문제를 인지하지 못 했다는 얘기”라며 “EV9은 기아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조속한 사태 수습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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