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기대 업고 CVC 열풍…신성장 동력 찾아 삼만리
하반기 CVC 외부출자 요건 완화 기대감
두산인베·LX벤처스 이어 동국제강도 발표
유동성 위축 시기 스타트업·벤처 활성화 마중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외부출자 요건 완화 등 추가 규제 완화가 예정된 가운데 기업들의 CVC 설립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유동성이 위축된 시기에 대기업들이 벤처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베스트먼트, LX벤처스에 이어 동국제강도 CVC 설립을 공식화했다. 두산은 기존에 있던 동일명의 특수목적법인(SPC) 두산인베스트먼트의 이름을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로 바꾸고 두산인베스트먼트를 CVC로 연말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LX그룹의 LX벤처스는 설립 절차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또한 그룹 내 계열사들을 출자자(LP)로 1호 펀드를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CVC 설립을 발표한 동국제강은 인적분할에 따라 지주사 동국홀딩스 내 CVC를 설립하고 신수종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동국제강의 CVC 설립 발표로 인해 철강업계에서도 CVC 설립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동국제강은 아직 CVC 설립을 검토 중인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구성 방안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CVC 설립에 있어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지난 2021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대기업의 CVC 설립이 가능해지자 동원그룹을 필두로 GS그룹, 효성그룹 등이 뒤를 이으며 대거 등장했다.
대부분 CVC들은 그룹사와의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처를 찾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그러나 신성장 분야를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거나 친환경 사업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를 공고히 하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유동성이 메마른 시기엔 대부분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CVC는 두 가지 형식으로 설립할 수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투자법에 따른 중소기업창업투자(창투사) 회사로 설립하거나 금융위원회의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로 설립할 수 있다. 신기사로 설립할 경우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비율이 없기 때문에 투자 범위가 넓다. 포스코가 지난 2015년 세운 포스코기술투자나 세아홀딩스의 세아기술투자도 신기사로 라이선스를 받았다.
CVC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정부 당국의 제재 완화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일반지주회사의 CVC 외부출자 요건 완화 비율을 정하고 하반기 내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외부자금 비중 제한은 그간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 할 대표적인 규제로 꼽혔다. 현재 CVC의 개별 펀드 외부 출자는 4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선 벤처투자조합 공동 운용시 운용주체가 각 50%씩 출자하는 것이 관례로 통용된다.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에 투자가 메마른 시기에 CVC의 등장으로 인해 시장에 자금이 공급되는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투자 금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7조3199억원과 비교하면 68.3% 감소한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VC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규제가 있었음에도 CVC 설립은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투자 비율과 해외 투자 비율 제한이 사라지면 더 많은 기업들이 CVC를 통해 신기술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최근 들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CVC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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