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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등판하는 나스닥·코스피 하반기 IPO 뜨거워질까

얼어붙은 국내외 IPO 시장…IPO 대어등판으로 시장 활성화 기대
코스피 SGI서울보증보험·두산로보틱스…나스닥 ARM까지 등판 예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로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올해 하반기 나스닥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대어급 종목의 등판이 예고됐다. 글로벌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국내외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하반기 대어급들의 출현으로 시장 온기가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하반기 IPO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대어는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보험)과 두산로보틱스다. 조 단위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다음 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감원이 정정요구나 별다른 이견 없이 신고서를 접수하면 이후 기관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청약을 거쳐 연내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당초 올해 상반기 내 IPO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IPO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한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신주 발행 없이 전액 구주 매출로 IPO를 진행한다. 구주 매출 전량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의 약 10%(약 698만주)로 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93.85%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예금보험공사의 구주매출은 10%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상장시 구주매출보다 현저히 낮은 편으로 보고 있다. 

통상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경우, 상장을 통해 유입될 전체 자금 중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금액이 적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구주매출 비중 75%)과 SK쉴더스(구주매출 비중 46.67%)의 경우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를 최대 3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5조411억원, 당기순이익은 5685억원이다. 연간 보증공급금액은 약 323조원 수준이다.

또 다른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도 IPO 시장 출격 준비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에서 162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 예정가는 2만1000~2만6000원이다. 수요예측은 다음달 11~15일, 일반청약은 다음달 21~22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CS증권이다.

국내외 조단위 IPO대어 출격으로 시장 온기 돌까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두산로보틱스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이었다. 두산로보틱스가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1년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4배 뛰게 됐다.

두산이 협동로봇 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설립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양산에 나선 2018년부터 6년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은 해외에서 나온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와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2년 연속 협동로봇 연간 누적 판매량 1000대를 넘겼다. 올해도 유럽, 미국, 아시아 등 해외에서 긍정적인 제품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두산로보틱스는 설명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6481만9980주, 공모 주식 수는 1620만주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발행이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성을 시장에 알리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번 공모에선 별도의 구주매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

두산로보틱스 최대주주는 두산으로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6.8%)와 한국투자파트너스(2.3%)가 갖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도 투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투자금 회수 일정을 뒤로 미뤘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점은 조단위 대어급 상장 흥행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그간 얼어붙은 미국 IPO 시장도 예상 기업가치 700억달러(약 94조원)에 달하는 IPO 대어의 등장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ARM)이다. 이 회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ARM은 올해 미국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가 훌쩍 넘어 압도적인 강자로 꼽힌다. ARM의 기업가치는 600억∼70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포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ARM는 소프트뱅크에 큰 횡재일 뿐 아니라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AI전략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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