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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광고를 다시 정의한다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아시아 최대 디지털 마케팅 축제 ‘애드아시아 2023 서울’ 열려
“광고는 소비자 즐겁게 해야”…메타·바이두 등 300개 기업 참여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이 광고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허태윤 칼럼니스트] ① 우리는 라이브 커머스(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과 대화하듯이, 온라인에서도 실시간으로 판매자와 소통하며 쇼핑하는 일)가 광고시장의 규모를 추월할 시대에 살고 있다. 기존에는 얼마나 유명한 모델을 쓰느냐가 마케팅의 성패를 갈랐지만, 이제는 분야별 전문성과 재미를 갖춘 크리에이터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가상의 인간이 인플루언서가 돼 기업을 광고하고, 온라인 커머스도 직접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초등학생이 이루고 싶은 직업으로 연예인 대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언급되는 세상이다.


② 중국의 최대 광고회사 블루 포커스는 앞으로 카피라이터와 아트 디렉터를 채용하지 않고,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웬만한 사람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보다 훌륭한 광고 문구와 멋진 구성의 스토리보드, 디자인, 캐릭터가 AI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광고 회사의 자본은 사람”이라는 오랜 믿음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국내에도 생성형 AI가 들어온 뒤 광고 산업의 일하는 방식(워크플로우)에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③ Z세대(19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의 정보 전달과 소통 수단은 틱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이다. 이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즐거워하고, 브랜드를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친 이름이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라는 알파세대의 이야기는 새롭지도 않다. Z세대에게 소통은 사람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④ 길을 걷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성별과 나이를 확인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광고를 보여주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 현실이 됐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흔적을 남기고,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잘 맞는 제품만 광고한다. 백화점 내 프라다 매장을 지나는 고객에게 접근해 브랜드를 광고하고, 대화를 통해 이들을 매장으로 이끄는 로봇의 등장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⑤ 운동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나이키의 경쟁사는 어떤 기업일까? 아디다스가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와 게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다. 젊은 세대가 이런 플랫폼에 빠져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운동과 여가 등을 즐길 시간은 줄어든다. 나이키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즐거움을 제공해 우리의 24시간을 어떤 기업이 더 많이 가져올 것인지 경쟁하는 일은 같은 산업 내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무한 경쟁 속에서 광고 역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야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소비자의 시간을 정복할 것인가?

이런 장면들은 오늘날 디지털 기술이 미디어를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고 생성형 AI가 창의적인 영역으로 역할을 확대하며 생긴 일들이다.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광고의 개념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오늘날 ‘크리에이티브’의 의미는 무엇일까?”

“광고는 산업일까? 문화일까?”

“광고의 미래는 이제 기술적 기교(craft)일까?” 

“광고에서 AI는 사람을 대체할까? 그렇다면 어떤 광고가 살아남을까?” 

이런 질문들은 우리가 전통적인 광고의 틀 안에 변화를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광고를 향한 물음은 여전히 이런 수준에 그친다.

이제는 광고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또, 물건을 팔기 위한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광고는 소비자를 즐겁게 하고, 세상과 소비자를 광고로 연결하는 것이라야 한다. 아시아 지역 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광고 마케팅 축제인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이 ‘변화, 놀이, 연결(Transform, Play, Connect)’을 주제로 내건 이유다.

아시아 지역 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마케팅 축제인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이 오는 10월 열린다. [사진 애드아시아 2023 서울]
올해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은 오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광고를 새롭게 정의하고, 광고는 왜 있어야만 하는지 정립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생성형 AI가 광고 마케팅 산업에 미치는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린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콘퍼런스 중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사이먼 칸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총괄(CMO)이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한다. ‘중국의 네이버’인 바이두의 자오치앙 부사장도 행사장을 찾아 광고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국내에서는 최고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김종현 제일기획 최고경영자(CEO)가 연사로 나선다. 네이버에서 AI 분야 책임자를 맡고 있는 하정우 AI센터장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생성형 AI의 시대가 가져올 광고 마케팅 산업의 변화를 전망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 내 최대의 인플루언서 그룹인 거쉬 클라우드의 알씨아 림 회장과 국내 크리에이터 커머스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인 김용대 에스엠씨그룹 대표도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정착시킨 크리에이터 커머스를 주제로 강연한다.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이원진 사장은 삼성전자가 디지털 시대에 기기(디바이스)의 관점에서 콘텐츠와 미디어 전략과 관련해 어떤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지 공유할 예정이다. 이상협 현대자동차(현대차) 부사장도 연사로 나서 디지털 시대의 헤리티지 브랜딩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의 총감독으로 알려진 송승환 대표도 연사로 나선다. 송승환 대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콘텐츠의 성공 비결을 광고에 접목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K-콘텐츠 분야를 연구한 샘 리처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도 이번 행사를 찾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100여 명의 연사와 300여 개 기업들이 애드아시아 2023 서울에서 디지털 분야의 광고와 관련한 크리에이티브와 테크놀로지 전시회에서 광고 산업의 세계화를 모색해 나간다.

2022년은 메타버스의 시대였다. 메타버스에 적응하기 위해 허둥대다 보니, 우리 곁에는 어느새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기술이 바짝 다가왔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학자들조차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다. 이런 ‘대전환의 시대’에 서울에서 열리는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이 우리에게 던질 통찰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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