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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양종희 KB금융 회장 시대 열린다…“비은행 M&A 검토”

회추위, 5개 항목·25개 세부 기준으로 후보 심사
양 후보, KB금융 비은행 강화 이끈 일등공신
“은행과 비은행 전문성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 통찰력 겸비”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그룹회장 간담회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KB금융그룹이 9년 동안 이어진 윤종규 회장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양종희 신임 회장의 시대로 돌입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양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대해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등의 기준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양 후보는 향후 자산 건전성 및 해외 진출 강화, 비금융 계열사 입수합병(M&A) 계획을 밝혔다. 

3명의 후보별 2시간 동안 심층 인터뷰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8일 K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에 양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숏리스트 3인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 KB금융(105560) 부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보별 2시간 동안 심층 인터뷰로 진행됐다. 
 
회추위원들은 회장자격요건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이라는 5개 항목과 25개 세부 기준에 대한 적격성을 심도 있게 평가했다. 

이후 투표를 통해 KB금융 회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보유한 적임자가 양 후보라는데 최종적인 뜻을 모았다.

양 후보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은행과 비은행 영역 총괄 지휘하며 역량 입증

양 후보는 국민은행의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다. 2008년에 그룹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고, 2014년부터는 그룹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이다. 

그룹 전략 담당 임원 시절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어 낸 주역이었으며, LIG손보 인수 후에는 KB손보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KB손보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졌다. 

KB금융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가 많은 이유다. 

양 후보는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중소상공인(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보여줬다.

인사총괄(CHO), 홍보·브랜드총괄(CPRO) 파트도 소화하면서 차기 회장으로 입지를 다졌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 후보는 윤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CEO 후보”라며 “그룹,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KB손보 사장 및 KB금융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며 “양 후보가 제시한 KB금융의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그리고 강력한 실행의지와 경영철학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신용 리스크 관리’, ‘부코핀은행 정상화’  최우선 과제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양 후보는 9월 11일 오전 KB금융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KB금융의 최우선 과제에 대해 ‘신용 리스크 관리’와 ‘KB부코핀은행 정상화’ 꼽았다.

고금리, 저성장 국면에서는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영업 확대보다는 자산 건전성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실적 개선을 빠른 시일 내에 이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 후보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계열사 확대 가능성도 내놨다. 그는 “이미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M&A가 목적은 아니다”라면서 “기업과 주주 가치를 올리기 위해 금융기관만 아니라 비금융 분야의 M&A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장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과 관련해 양 후보는 “KB금융 지배구조 승계절차를 검토할 때 은행장을 경험한 사람밖에 (회장을) 할 수 없는 점을 예측해 사업부 문제나 부회장을 두고 후보자들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뒀다”며 “후보자들이 은행만 아니라 그룹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 학습해 온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사과하며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금융기관이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우선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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