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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3만원인데” 올리브유값 폭등에...BBQ의 고민

'황올' 치킨 또 비싸지나…스페인 '올리브유 쇼크'
생닭 가격도 1년 새 12% 올랐다...원재료값 부담 ↑
치킨 3사 "가격 인상 없다"지만...벙어리 냉가슴

현재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스페인에서 올리브유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K-치킨의 대명사 BBQ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닭고기(육계), 올리브유 등 원재료값 인상으로 추가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악화된 소비자 여론으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고객들의 발길마저 뜸해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 인상 요인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에 비해 유독 치킨 가격에 민감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스페인에서 올리브유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스페인 내 올리브유 가격은 연일 치솟아 리터 당 4유로(약 5700원) 수준이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리터 당 10유로(약 1만 4000원)에 팔리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줄었다. 2022~2023년 스페인의 올리브 생산량은 약 66만톤(t)으로 지난 15년간 평균 생산량의 절반에 그쳤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56% 감소한 수치다. 스페인 외에도 세계 올리브유 생산 순위 2위와 4위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역시 올르비유 생산량이 감소했다. 


치솟는 가격에 현지에선 올리브유를 ‘황금의 액체’로 부르고 있다.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가격 인상 고민에 휩싸였다. 당장 큰 폭으로 뛰는 원재료값 인상분을 메우기 위한 최적의 선택은 제품 가격 인상이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BBQ다. BBQ는 전량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기준 BBQ의 올리브유 공급가가 11만5000원일 때 올리브 오일 구매가는 톤(t)당 평균적으로 2500유로(약 357만원대)였다. 하지만 2022년 5월 기준 올리브유 공급가는 16만원으로, 올리브 오일 구매가가 톤당 4000유로(약 517만원대)로 과거 대비 2배 가량 올랐다. 현재 공급가는 톤당 6000유로(약 857만원대)를 넘어서 최근 현지에선(스팟가격) 1만유로(약 1428만대)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닭고기(육계) 가격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육계 공급은 6728만 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공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육계 도매가는 ㎏당 4098원으로, 지난해 7월(3750원)보다 9.3% 증가했다. 소비자가도 5670원에서 6352원으로 12% 상승했다. 

BBQ는 전량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BBQ의 황금올리브 치킨 이미지. [사진 BBQ]

이 같은 상황에 일부 소비자들은 치킨값 연쇄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BQ를 포함한 bhc, 교촌F&B 등 국내 대표 치킨 3사는 지난 8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열린 물가안정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치킨값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가 안정 동참을 약속하고, “닭고기(육계) 인상에 더해 공공요금과 인건비 인상으로 원부자재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치킨값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판매량이 줄더라도 매출은 늘어난다. 가격 인상으로 떠나는 소비자보다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하지만 수차례 가격을 인상한 BBQ가 또 선제 인상에 나서면 본격적인 고객 이탈이 일어날 거라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BBQ 관계자는 “추가 가격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미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올리브유 시세가 3배 이상 인상돼 경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본사가 그 고통을 전면적으로 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싼 치킨’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저렴한 치킨으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미 소비자 인식이 안좋은 상황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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