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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고점 논란?…“지금부터 돈 번다”

[조선업계가 웃었다] ②
수주량 줄었지만…선박 가격 상승세 
HD한국조선해양, 수주 목표액 ‘초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 삼성중공업]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올해 국내 조선사 수주량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일부에선 “수주량 정점은 지난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조선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선박 가격 상승세 등으로 수익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주 상황과 비교해 “양은 줄었으나 질은 좋다”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올해에도 선박 가격 상승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유가 당시 조선사 위기 ‘주범’이었던 해양플랜트 수주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조선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이른바 ‘조선업 부활’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 조선사의 수주량은 725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6만CGT)보다 42%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주량이 3445만CGT에서 2681만CGT로 22%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 감소 속도가 빠르다는 진단이다. 이 기간 중국 조선사의 수주량이 2% 소폭 줄었다. 한국과 비교해 수주량이 거의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량 감소가 아닌 선박 가격의 상승 흐름에 주목한다. 8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4p(7%) 상승한 173.56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큰 틀에서 상승 곡선이 유지되는 셈이다. 조선업 초호황이던 지난 2008년 한때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190까지 치솟은 전례를 제외하면, 유례없는 상승세라는 게 중론이다. 향후 신조선가지수 흐름에 대한 상승과 하락 전망이 뒤섞이고 있는데, 현재로선 “상승세 유지” 의견에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한국투자증권 9월 7일 보고서에서 선가 상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시 보고서를 통해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9월 1일 기준 174.05를 기록했다”며 “이 지수는 2023년 1월 27일(162.67) 이후 31주 연속(지수 번화 없는 1주 포함)으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조선가지수가 30주 이상 상승한 사례는 올해를 포함해 총 다섯 번에 불과하다”며 “올해를 제외한 과거 네 번의 사례 모두 초호황이던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 흐름을 근거로 현재 조선업 상황이 과거 초호황 시기와 유사하다고 해석한 셈이다. 


앞선 HD한국조선해양…해양플랜트 강자 삼성重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은 줄었지만, 올해 수주 목표액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액을 초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의 70%에 근접한 상황인데,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액의 30%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규모 발주가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의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40척 안팎의 카타르발(發)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된다. 발주 규모만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중국 조선사들이 초대형 LNG 운반선을 개발하는 등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그간 해양플랜트 침체 여파에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델핀의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하다. 수주 규모만 2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델핀의 FLNG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를 맡은 만큼, 수주 시기로 점쳐진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등에선 “삼성중공업이 매년 해양플랜트 2~3기를 수주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조선업계와 외신 등을 참고하면 “삼성중공업이 델핀 프로젝트 외에도 올해나 내년에 해양플랜트를 꾸준히 수주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재도약 시기를 맞은 조선업계를 적극 지원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조선업 초(超)격차 확보를 위해 선수금에 대한 환급보증(RG) 지원을 계속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 RG 특례 보증 재원을 3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해외 인력 확대 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을 맞아 정부 역시 적극 지원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중국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량 대폭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이지만, 우리 조선사들이 강자인 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수주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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