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입증의 시기…‘3조 몸값’ 당근, 수익원·흑자전환 과제
매출 상승세에도 8년 연속 영업손실
리브랜딩·수익원 다양화에도 아쉬운 성적
“유동성 파티 끝…수익성 증명 과제 당면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3조 몸값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이 8년째 적자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어 기존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유동성으로 쌓아 올린 밸류에이션을 입증하려면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눈 앞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당근의 지난해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년도(257억원)에 비해 상승했지만 영업손실도 커졌다. 당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56억원으로 전년도(-352억원)보다 증가했다. 최근 4개년으로 넓혀 보면 2019년도 말 기준 당근의 영업손실은 72억원으로, 3년새 8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결손금도 1133억에 달했다.
대부분의 수익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당근의 매출액의 99.2%가 광고를 통해 발생했다. 당근은 회사의 정체성과 같은 중고거래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는 원칙을 유지해오다 수익원으로 광고 사업 모델을 점 찍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대부분 기업이 가입자를 모은 후 플랫폼 내 광고를 적용해 수익원으로 삼는 전략을 취한다. 다만 이외에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흑자전환 등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앱) 내 송금·결제 기능인 당근페이를 출시하고 중고차 직거래, 모임 서비스 론칭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왔지만 수익 창출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당근페이는 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초기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성패를 가릴 순 없지만 회사 차원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만큼 아쉬움도 크다는 분석이다.
당근은 지난 8월 서비스명을 기존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 바꾸는 등 리브랜딩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고거래 자체의 역할보다는 지역 연결 서비스에 집중하겠단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컬리가 기존 ‘마켓컬리’에서 마켓을 떼고 서비스명을 변경한 것과 연결해 당근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컬리도 리브랜딩 이후 기존 식품에서 뷰티로 영역을 확대하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상장 재도전 시기를 보고 있다.
그간 당근은 성장세를 동반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자금 여력을 키우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가 쪼그라들자 높은 몸값으로 추가적인 투자 유치나 IPO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당근은 지난 2021년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3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면서부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들도 흑자전환에 사활을 걸고 수익성을 증명해 내는데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플랫폼들은 초기엔 사용자를 끌어 모으는데 집중하지만 이후 어떻게 수익화를 시킬 것인지 풀어 나가야 하는 과제에 당면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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