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조망 살린다"…힐튼호텔 재개발 계획 32층으로 낮춰
서울시, 정비계획 변경…층 낮추고 동 간 거리 넓혀
중장기적, 양동 일대 재개발과 연계해 추진 구상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남산 경관 훼손 논란이 있었던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힐튼호텔)이 재개발 추진 방향을 틀었다. 당초 힐튼호텔 재개발은 기존보다 약 2배 높은 최고 38층(150m)짜리 빌딩으로 계획됐지만, 남산 조망을 살리기 위해 32층으로 낮추고 동 간 거리도 확 벌리기로 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힐튼호텔 소유주인 특수목적법인 ‘와이디427피에프브이(PFV)’는 지난 5월 제출한 재개발 정비계획을 이런 내용을 변경, 막바지 검토 중이다. 조만간 도시계획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심의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와이디427PFV는 국내 펀드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과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 등으로 구성된다. 40년 역사를 지닌 이 호텔은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운영이 공식 종료된 상태다. 2027년까지 힐튼 서울호텔을 허물고 오피스·상업 복합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와이디427PFV는 지난 5월 ‘녹지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의 일환으로 시에 개방형 녹지를 부지의 40% 이상 조성하는 대신, 현재 23층 71m 높이 건물을 헐고 최고 38층 150m 높이 복합 빌딩 2개 동(지하 10층, 지상 38층)을 짓겠다는 계획안을 냈다.
하지만 이러한 소유주 측 계획안에 대해 최고 38층 높이의 건물이 들어설 경우 ‘남산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말 확정된 ‘신 고도지구’ 등을 토대로 남산 경관을 살리기 위해 최고 높이를 32층으로 낮추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남산의 경관과 자연 환경을 더 많은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설계안을 서울시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힐튼 서울은 지난 1983년 건립된 지하 1층·지상 22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이다. 대우개발이 운영하던 힐튼 서울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싱가포르 기업인 훙릉의 자회사 CDL에 매각됐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과 현대건설에 팔렸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직접 부탁받아 김종성 건축가가 40년 전 설계한 건물로 남산을 품은 듯한 형태에 엄격한 절제미로 유명했다. 남산뷰가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꼽히기도 했다.
김 씨가 제안한 보존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김 씨는 지난 4월 열린 ‘건축가 김종성과의 만남:힐튼호텔 철거와 보존 사이’ 행사에서 “로비의 브론즈 구조재와 바닥, 벽, 녹대리석 등 아트리움 일부를 살리자”고 제안했다.
기부채납으로는 힐튼호텔 재개발 부지에 서울 관광안내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시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스퀘어·대우빌딩에서 힐튼호텔 부지까지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에스컬레이터는 퇴계로 오르막길에도 설치된다.
시는 힐튼호텔 정비계획을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역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양동 일대 재개발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김 씨는 “서울역 앞 전면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생기는 공원부지와 서울스퀘어를 현 힐튼 부지까지 연결하는 것도 행정지도를 통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
61조4000억원짜리 에메랄드, ‘저주받은’ 꼬리표 떼고 23년 만에 고향으로
7“초저가 온라인 쇼핑 관리 태만”…中 정부에 쓴소리 뱉은 생수업체 회장
8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9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